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배럴당 51.5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57.41달러에 달했다. 최근 유가 흐름은 완연한 상승 국면이다. 지난 7월 7일 배럴당 44.23달러를 찍은 WTI 가격은 지난달 25일 한때 52.22달러를 기록했다. 두 달 사이에 유가가 18% 넘게 오른 것이다. 지난해 2월 기록한 1년래 최고치(배럴당 54.45달러)에 근접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25일 장중 한때 배럴당 59.02달러를 찍어 이미 1년래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주요 원유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단기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는 분위기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ETF 1개월 수익률은 14.56%에 달한다. 이 펀드는 올해 상반기 유가가 추락하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64%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최근 유가 랠리 덕을 톡톡히 보면서 수익률 반전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삼성WTI원유펀드 1개월 수익률 역시 9.27%를 기록 중이다. 이 밖에 삼성KODEX WTI원유선물ETF 1개월 수익률이 9.01%,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ETF 1개월 수익률이 5.36%를 찍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요는 회복되고 있는데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는 속도는 둔화하는 분위기"라며 "향후 유가는 배럴당 50달러대에 안착해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또 다른 방법은 유가 상승 수혜주 투자다. 에쓰오일·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정유주와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석유화학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지난 수년간 박스권을 맴돌았던 유가가 1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대해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동안 유가가 바닥을 탈피하지 못할 거란 예측이 반복되면서 시장에서 원유 관련 제품 재고를 미리 쌓아 두려는 움직임은 전무한 분위기였다. 실시간으로 시장에서 사다 써도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었다. 딱 필요한 만큼만 창고에 저장하는 것으로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유가가 상승을 지속한다는 예측이 우세하면 이를 대비해 미리 재고를 쌓아 두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원유를 가공해 만드는 석유, 폴리에틸렌(PE) 등 여러 제품 시장에 가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정유·석유화학 업종 기업 실적이 단기간 상승하면서 주가도 뛰는 선순환 효과가 나올 수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면 정유·석유화학 업체에 순간적으로 주문이 몰릴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이들 업체 주가도 덩달아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29일 SK이노베이션 주가가 3분기 실적 기대감을 타고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반면 원유 가격 상승 베팅에 대한 시장 경고도 여전하다. 유가는 세계 경제 회복 추이와 긴밀하게 연계돼 돌아가는데 원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분위기인지 확신하기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원유 가격 추이와 바로 연동돼 있는 '원유펀드'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까닭이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기간 연장 기대감이 반영되며 최근 유가가 상승했지만 미국 원유 생산이 증가하고 글로벌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하
유가 상승 흐름을 추종하는 원유펀드 투자 역시 목표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정하라는 조언이다. 이와 더불어 유가가 하락 추세로 전환할 것에 대비해 미리 손절매 시점을 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곁들여지고 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