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 9월 주택가격 동향
결국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곳의 가격은 그대로이거나 올랐지만, 그렇지 못한 곳의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돼 전국 주택 중간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KB국민은행의 9월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중위가격은 2억9458만원으로 전월 대비 196만원 하락했다. 전국 주택 중위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4년 5월 전월 대비 13만원 하락한 이후 3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택의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 하며 주택 매매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뜻한다. 최고가 또는 최저가 주택은 제외하고 중앙에 분포한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택 가격의 흐름을 보기에 적합하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집값은 상승한 반면, 기타 지방의 집값이 계속 떨어진 것도 중위값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지난달 주택가격이 0.16% 올랐다. 전월에 비해 상승폭은 줄었지만, 꾸준히 집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은 0.15%, 인천은 0.14% 올랐고 경기 지역은 0.18% 올라 오름폭이 가장 컸다. 그중에서도 정부가 지난달 추가 규제 지역으로 정한 성남 분당구(0.60%)가 가장 크게 올라 정부 규제를 무색하게 한 것도 눈에 띈다. 부산·대구 등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도 전체적으로 0.06%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청약 열기가 뜨거운 부산은 0.07% 상승했고, 새롭게 규제지역에 포함된 수성구가 있는 대구는 0.12% 상승했다. 대전과 광주도 각각 0.09%, 0.08% 집값이 올랐다.
그러나 수도권과 5개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 주택 매매 가격은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경남은 9월 매매가격이 0.43%나 떨어졌고 충북은 0.19%, 경북은 0.14%, 충남은 0.14%의 하락세를 보였다. 도시별로 보면 창원 진해구가 1.03% 떨어져 가장 하락폭이 컸고, 창원 의창구(-1.01%), 창원 성산구(-0.91%), 김해(-0.49%) 순이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는 가격이 견고한 반면,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가격은 무너진 것도 중위값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