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사 3·4분기 실적 전망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볼 수 있어 시장 전체를 움직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반기 이후 끊임없이 고조되고 있는 북한 리스크 완화도 주식시장이 2차 랠리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9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코스피 상장 123개 기업의 하반기(3·4분기 합계) 영업이익 추정치 변화를 살펴본 결과 9월 말 기준 87조8800억원으로 8월 말 기준 86조5600억원에 비해 1조3200억원 늘었다.
분기별로 따지면 3분기는 지난달 말 기준 예상 영업이익 44조839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8%나 늘어났고 40조원을 조금 넘었던 올해 2분기와 비교해도 10%가량 늘어난 사상 최대 수치다.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7월 말 전망치가 45조2118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비교적 견고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4분기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9월 말 기준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43조460억원으로 8월 말 추정치 41조5932억원에 비해 1조5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55%나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하면 강한 실적이 시장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13일 나오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4조~15조원대로 예상되며 사상 최고치를 찍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제시한 증권사 6곳 가운데 5곳이 코스피가 이달 안에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연간 이익 추정치는 전년 말 대비 37% 성장한 반면 지수는 17% 상승에 그쳐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열린 뉴욕 증시가 강세를 이어갔다는 점도 호재다. 미국 다우·나스닥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상 최대 기업 실적이 반도체에 국한된 착시현상이어서 시장 전반의 상승세를 만들어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한 달 사이 늘어난 올해 4분기 전체 기업 영업이익 전망치 1조4500억원 가운데 90%인 1조3000억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쏠려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전망 보고서에서 "연내 코스피 2500 돌파를 위해선 외국인의 귀환, 전기전자를 제외한 다른 산업의 실적 개선이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리스크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기업 실적의 힘으로만 과연 지정학적 리스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구체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적극적인 제재 공조를 막기 위해 오는 18일 중국 제19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