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티슈진 ◆
16일 티슈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보사의 아시아 지역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다음달 중 본격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판매가 시작되면 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인보사 국내 판매액 2%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티슈진은 2015년 한국에서 임상 3상을 마무리했고,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1·2차 임상을 통해 약 2년간의 통증 경감 및 기능성 개선 효능을 입증했다. 티슈진은 2021년 임상 3상 종료, 2022년 미국 품목 허가 승인을 목표로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 지역 이외 미국·유럽·중남미 등에 대한 판권은 신약 개발업체인 티슈진이 직접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골관절염에 대해서는 통증 완화제만 있을 뿐 근본적 증상 치료제인 'DMOAD(Disease Modifying Osteoarthritis Drug)'로 인정받은 약물은 없다. 이범섭 티슈진 대표는 "인보사가 미국 임상 3상을 통해 세계 최초의 DMOAD 라벨을 획득할 경우 시장 선점 효과는 물론 골관절염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가 미국 임상시험에서 최종 성공할 경우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연간 예상 매출액은 3조5000억~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티슈진이 미국 의약품 관련 전문 연구업체 'L.E.K.'에 의뢰해 받은 수치다. 노문종 티슈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유럽의약품청(EMA)과의 최근 협의 결과 유럽의 경우 별도의 임상을 진행하지 않고 미국 임상 결과를 가지고 시판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티슈진은 인보사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손과 고관절에도 내년부터 임상 2상 진행을 추진하면서 점차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티슈진의 공모가 희망 밴드는 1만6000~2만7000원이다. 공모가 산정은 주가수익비율(PER) 비교 방식을 활용했다. 실적의 경우 2023년 미국에서 인보사가 본격 시판됐을 때 예상되는 당기순이익 1871억원을 연 15%씩 할인해 올해 연간 순이익을 754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어 공모 기준가격은 휴메딕스·유한양행·신풍제약·셀트리온 등 유사 기업 4곳의 평균 PER 28.6배를 적용해 3만4040원을 산출했다. 희망가 하단은 여기에서 53.0%, 상단은 20.7% 할인한 것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하단(1만6000원) 기준 1조원, 상단(2만7000원) 기준 1조6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공모가 산출에 활용된 실적은 할인율이 최대 50% 이상 적용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미국 임상이 최종 성공할 것이란 가정하에 추정된 실적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티슈진의 올해 상반기 실제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약 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자금이 투입되고, 실제 이익은 신약 개발이 최종 성공했을 때 숫자화되는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공모주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슈진은 이달 17~18일 수요예측, 23~24일 공모청약을 거쳐 다음달 6일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이후 주가 역시 인보사의 미국 임상 성공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이 불확실성이 크지만 모기업이 대기업 코오롱이란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어느정도 신뢰감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