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럭셔리 펀드들은 루이비통, 에르메스와 같은 패션 명품뿐만 아니라 변하는 소비 행태를 고려해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레저나 각종 헬스케어 브랜드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성장세에 투자하기를 원하지만 스스로 글로벌 추세나 전 세계 알짜 브랜드 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투자자들이라면 럭셔리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럭셔리 펀드들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9.9%를 기록했다. 국내에 출시된 럭셔리 펀드들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로 총 3개다.
개별 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가 연초 이후 21.66% 수익률을 올려 가장 성과가 좋았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1 펀드'와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 1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21.02%, 17.65%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시기적으로 약간의 부침은 있으나 3개 펀드 모두 3년 장기 성과가 우수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꾸준한 성과 덕에 올해 3개 럭셔리 펀드에는 약 1100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 시리즈에만 928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 펀드의 특색과 장점도 다르다. IBK자산운용의 럭셔리 펀드는 상대적으로 일반적인 개념의 명품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가장 많이 편입하고 있는 제품은 루이비통, 나이키, 아디다스, 크리스찬디올, 몽클레르 등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펀드는 에르메스 등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에 투자하는 동시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발맞춘 혁신 브랜드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레저·여행 산업이 크게 발달하고 있는 것에 착안해 상대적으로 그와 관련된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는 브랜드가 창출할 영업이익, 고객충성도, 시장지배력뿐만 아니라 미래 경쟁력까지 고려해 투자 대상을 선정한다. 다양한 영역의 40개 브랜드를 선택해 분산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명품시장은 최근 몇 년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중국의 고강도 사정, 유럽 테러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들어섰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세계 명품시장 규모가 올해 약 2590억유로(32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4%가량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시작된 회복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전망이다.
특히 명품시장 큰손인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반부패 사정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올해 중국 본토 명품 매출액이 6~8%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의 남성, 노년층, 주링허우(1990년대 이후 출생) 등 신흥 소비층을 중심으로 소비품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럭셔리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발표한 '2017 중국 소비 현황 및 신흥소비층'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비시장은 남성, 노년층, 싱글, 주링허우 등 신흥 소비층이 이끌면서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정책 시행 이후 고가 명품 소비가 한때 크게 줄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에서 막대한 소비 역량을 갖춘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오히려 명품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