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료회사 오너에서 디벨로퍼로…김동욱 원에이치 회장
'원에이치'는 강남구 청담동 씨티아파트1차와 인근 빌라를 통합하고 재건축해 짓는 최고급 빌라다. SM엔터테인먼트 청담 사옥 옆에 위치해 있으며 29가구 규모(대지 3202㎡)로 분양 가격대가 한 채에 최소 60억~70억원에 달한다. 재력가·톱스타 등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청담동 신축빌라' 입소문을 듣고 찾아와 29가구 중 절반 이상이 이미 계약을 마쳤다.
원에이치는 그러나 단순한 청담동 '고급 빌라'가 아니다. 김동욱 회장이 "한국에 최고급 주거문화를 심겠다"면서 10년 동안 신념과 투지를 가지고 만들어 낸 작품이다.
김 회장은 백발에 부드러운 인상이 언뜻 KFC의 친절한 할아버지 커널 샌더스를 연상시키지만 내면은 단단한 사람이다.
그의 본업은 염색에 쓰이는 호료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수출하고 제약산업용 부용제를 유한양행 등 제약회사에 납품하는 무역회사 웅진코퍼레이션의 대표다. 연세대 영문과를 나와 연대 ROTC 총동문회장, 연대 동문회 상임이사, ROTC중앙회 부회장, 무역대리점협회 부회장, 수입업협회 감사 등을 역임한 이력부터 화려하다.
이전에도 아쉬울 것 없던 김 회장이 디벨로퍼라는 리스크가 큰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우연하게 이뤄졌다. 2007년 청담동 빌라를 분양받기 위해 계약했으나 당시 사업자가 부도나자 2011년 아예 사업을 인수한 것이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시공사 선정에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까지 예상치 못한 많은 고비들을 만났고, 함께 시작한 일부 동업자들이 떠났다. 하지만 그는 "내가 살고 싶었던 명품 주거단지를 직접 만들겠다"는 각오로 버텼다.
"사업이 무산될 위기가 닥칠 때마다 생즉필사(生則必死) 사즉필생(死則必生)의 각오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김 회장은 "염료회사가 한창 성장할 즈음에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여러 고초도 겪었지만 사업의 기본은 첫째도 신용, 둘째도 신용, 셋째도 신용이라는 신념으로 주위에 신뢰를 주었기 때문에 회생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 삶에서는 언제나 위기가 기회였다"며 "문제가 생겨도 답은 항상 그 안에 있다는 믿음으로 어려움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기존 씨티아파트 전 가구가 이주를 완료하고 멸실신고와 함께 철거가 완료됐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하고 PF도 메리츠종합금융증권으로 확정되며 원
김 회장은 "런던에 원하이드 파크가 있고 뉴욕에 원57이 있다면 아시아엔 원에이치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적인 명품 주거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