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두달새 주요 업종서 뭘 사고 팔았나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대세 상승장에 들어설 경우 이 같은 1등주의 주가 수익률이 더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2일 매일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반도체·화학·자동차·화장품으로 이어지는 국내 4대 업종에서 주요 종목에 대한 최근 두 달간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선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997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지난 3분기 14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낸 데 이어 4분기엔 영업이익이 16조466억원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4분기에도 3분기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분야 영업이익률이 50%대의 고공 행진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PC,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더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요가 추가되면서 D램,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삼성전자는 두 반도체 분야 모두 글로벌 점유율 1위다.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반도체·가전·스마트폰 사업을 모두 포함한 3분기 전체 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23.1%)를 뛰어넘으며 2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분기엔 아이폰 판매 회사인 미국의 애플(2분기 23.7%)까지 뛰어넘을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3일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에 따라 향후 미래 전략과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와 관련해 낸드 플래시 분야를 키우고 있지만 도시바의 기술력을 온전히 흡수해도 글로벌 시장 낸드 플래시 점유율 2위가 한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낸드 플래시 분야 점유율은 글로벌 4위다. D램 비중이 월등히 높아 삼성전자보다 반도체 경기 변동에 민감한 것도 약점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 증권사 CLSA는 최근 "작년 2분기 이후 주가가 200% 이상 올라 상승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비중 축소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증권사조차 반도체 호황이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 들어 이익 증가율만큼은 이 종목이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가장 저평가된 것도 호재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5.3배에 그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8.8배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21.5%에 달해 삼성전자(17.9%)보다 높다.
화학업종에서도 외국인이 1등주 롯데케미칼(546억원)은 사들이는 반면 LG화학(-800억원)은 팔고 있다. 올 3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각각 7769억원, 7379억원으로 예상된다. 두 종목은 화학제품 가격에 따라 실적이 민감하게 움직여 1·2위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 PER로 보면 LG화학이 13.6배로 롯데케미칼(6.1배)보다 2배 이상 고평가돼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 외에도 2차전지(배터리)사업도 하고 있어 사업 구조가 다각화돼 있는 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유 업종 1·2위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비상장사로 GS 자회사)로, 외국인은 SK이노베이션을 578억원 규모로 순매수 중이다. 주가는 SK이노베이션이 10.3% 오른 반면 GS는 4.4% 빠졌다.
자동차에선 외국인의 현대차 매집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2519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반면 기아차의 경우 311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과 미국에선 고전하고 있이지만 내수 판매가 이를 만회해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185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는 4.5% 상승한 반면 기아차는 11.4% 하락했다.
화장품 업종에서도 뚜렷한 1·2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243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1047억원)보다 2배 이상 벌어들일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