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을 넘보는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지만 액티브 펀드 투자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대부분의 액티브 펀드가 지수 상승률도 뛰어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상승장에서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는 인덱스의 60%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몇몇 대형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한 데다 자금 유출에 수수료 차이까지 겹친 탓이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의 평균 수익률은 20.79%(지난 20일 기준)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인덱스 펀드 수익률은 27.62%에 달했지만 펀드 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는 15.91%에 그쳤다. 액티브 펀드 수익률이 인덱스 펀드의 57.6% 수준에 그친 셈이다.
장기 성과를 보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년 동안 인덱스 펀드 수익률은 29.99%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액티브 펀드는 15.66%에 머물러 있다. 2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인덱스는 35.98%, 액티브는 9.78% 펀드다.
인덱스 펀드보다 훨씬 못한 수익률 탓에 올 들어 액티브 펀드에서는 무려 5조9890억원이라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 같은 자금 유출세가 액티브 펀드 편입 종목에 큰 부담을 주면서 수익률이 더 안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인덱스 펀드에서는 1조원가량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차익실현 환매에 의한 것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몇몇 대형주만 집중적으로 오르는 장세가 펼쳐지면서 액티브 펀드가 시장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대형주가 주도하는 장세는 구조적으로 액티브 펀드가 인덱스 펀드를 따라갈 수 없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 매니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만큼 인덱스 펀드보다 수수료가 연 1%포인트가량 높다. 당장 1~2년 성과에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상승기마다 주도주가 있다. 한국에서 그 중심은 반도체 업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반도체 대형주가 (증시 상승세를) 계속 끌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