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인 주택담보대출을 잡기 위해 내년 1월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에 이어 내년 하반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도입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24일 내놨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주택 가수요 즉 투자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2년간(2015~2016년) 가계부채 규모가 과거(2007~2014년 연평균 60조원)의 2배를 넘는 129조원씩 금증한데는 투자 수요가 상당부분 들어갔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가계부채 증가 추이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와 밀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 저금리 기조로 전세 수요자가 자가 전환을 하는 등 임차가구의 주택매입전환이 두드러졌고 이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분 125조원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상가 등 비주담대 잔액은 2013년 말 247조1000억원에서 2017년 1분기 329조9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나 수익형부동산의 투자도 증가해 덩달아 가계대출도 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금융, 부동산, 소비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금융측면만을 고려한 단편적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금융측면 대응 뿐 아니라 근본적인 가계상환능력 제고를 위한 소득대책과 구조적 증가 원인 대응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DTI 내년 1월부터 적용…신규 대출부터 적용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는 차주가 보유한 부채를 최대한 포괄적으로 반영, 보다 정확한 상환능력 심사를 위한 새로운 DTI 산정방식(新DTI, 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을 도입한다. 모든 주담대 원리금상환액과 기타태출 이자상환액을 합쳐 연간소득으로 나눠 산정하고, 대출 심사시 규제비율로 활용하게 된다. 내년 1월부터 DTI 기존 적용지역부터 시행하고 향후 적용범위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주담대 2건 이상 보유 차주는 기존 신규 주담대 원리금과 기존 주담대 이자만 반영했지만 앞으로는 DTI 산정시 기존 주담대 원리금 상환부담 전액을 반영한다. 또한 복수 주담대 차주의 두번째 주담대부터는 만기제한을 도입한다.
차주 소득 파악을 위해 기존에는 최근 1년간의 소득기록을 확인했지만 이를 2년으로 늘리고, 10년 이상 등의 장기대출은 주기적으로 소득정보를 갱신할 예정이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신DTI는 신규 대출부터 적용해 기존 복수 주담대 차주는 보호하고, 기존 주담대 금액이나 은행 변경없이 단순 만기연장 가능성은 열어 신 DTI 적용을 배제했다.
실수요 거주가 아닌 투자목적의 주담대(두번째 주담대)에 대한 LTV, DTI 규제비율 10%포인트 하향조정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또한 내년 1월부터는 HUG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를 수도권 광역시 세종시는 6억에서 5억원으로, 기타지역은 3억원을 유지하는 등 하향조정한다. 중도금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보증기관인 HUG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비율을 기존 90%에서 내년 1월부터는 80%로 추가로 축소한다.
이 외에 정부는 연내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고 12월에는 ▲취약차주 및 연체차주 지원방안(금융위·한은·금감원 등) ▲정책모기지 개편방안(국토부·금융위) 등을 내놓을 방침이다.
◆주택업계 "가계부채는 잡겠으나, 거래절벽 우려돼"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은 중도금 대출 한도와 보증한도를 낮춰 가계부채를 잡고 신 DTI와 DSR 도입해 다주택자들의 무분별한 추가 대출을 막는다는 의도다. 주택업계에서는 신 DTI와 DSR 도입은 가계부채 감소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거래절벽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실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이뤄지는 내년 4월 이전까지 여유가 있었던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올해 말까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 "대출 규제로 인해 신규 주택 수요까지 급감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서민들의 금융 비용은 늘어나고, 추가 입주물량과 다주택자 매물 증가까지 합세하면서 거래 절벽을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 축소와 관련, 보증기관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8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기 때문에 향후 은행들은 건설사 재무구조나 분양 단지들의 사업성을 더 꼼꼼히 보고 대출을 해줄 수밖에 없게 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와 함께 사업성이 낮은 단지는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제2금융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사업성 없는 단지들은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큰 제2금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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