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지난 3분기 매출액 1조7872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29.1%, 171.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기존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에 못 미쳤다. 증권사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13억원 수준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8.8% 부족했다는 계산이다.
이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 생산 차질로 출시가 지연되면서 LG이노텍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텐)에 듀얼카메라와 3차원(3D) 센싱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박성순 바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X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3D 센싱 부품 공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며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역시 3분기에 예정됐던 매출이 4분기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최근 LG이노텍에 대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급격히 하향되는 추세다. 3개월 전 847억원에서 1개월 전 718억원으로, 공시 직전에는 613억원까지 낮아졌다. 그럼에도 실제 실적은 이보다 더 모자랐던 것이다.
다만 4분기부터는 '아이폰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실적이 반영되는 광학솔루션 부문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98% 증가한 1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아이폰 생산 지연 논란에도 애플의 카메라 모듈 주문이 늘어나면서 매출액이 기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아이폰 생산 지연 원인으로 지목된 샤프의 3D 카메라 공급 능력과 수율 개선 가능성이 기대 이하로 판단될 경우 애플 측이 LG이노텍의 공급 비중을 대폭 늘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이노텍 예상 실적은 매출액 7조2045억원, 영업이익 3230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5.2%, 208.2% 증가한 수치다. 내년 예상실적은 8조3405억원, 영업이익은 4728억원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고점 대비 주가가 하락했지만 4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주가가 재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기자동차 수혜주로 꼽히는 LG이노텍은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폭이 가장 컸던 기업 중 하나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주가가 92.8% 올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 중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이후 LG이노텍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올 1월 2일 8만5600원이던 주가가 8월 31일엔 18만45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16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과도하게 반영됐던 전기차시장 성장 기대감이 진정되고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진데다 아이폰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별기준 3분기 매출액 1275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영업적자를 끝으로 3분기부터는 흑자 기조를 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등에 힘입어 삼성물산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삼성물산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7조49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9% 늘어난 220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