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메이퇀뎬핑 지분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캐피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13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결성했다.
투자금액은 전체 지분의 1%가 채 안 될 정도로 미미하지만, 세계 유수의 기관투자가들로 붐비는 중국 유니콘 기업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에 국내 자본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스타트업 사상 최대인 4조5000억원 규모로 진행된 이번 프리IPO에는 2대 주주이자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를 포함해 아시아 대표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 등 기존 주주인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즈신캐피털, 궈카이카이위안, 캐피털투데이 같은 굵직한 현지 투자회사들도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에 있는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의 프리IPO는 대부분 글로벌 주요 투자자들이 선점하고 있어 그동안 한국 투자자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며 "투자 규모보다는 투자 기회를 잡음으로써 물꼬를 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리IPO 참여를 계기로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 후속 투자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이 투자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 들어 박 회장은 벤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네이버, 셀트리온, GS리테일 등과 함께 최대 1조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계열사별로 나뉜 신성장펀드 업무를 미래에셋캐피탈로 일원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IB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벤처투자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룹 신성장동력의 중심에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은 그 일환으로 지난 8월 IB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 신성장투자본부에 신성장펀드를 맡기고, 신기술투자본부와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이번에 발굴한 메이퇀뎬핑은 중국 최대 생활밀착형 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O2O·Online to Offline) 기업이다. 주요 서비스는 항공권·호텔 예약, 영화 예매, 식당 예약 및 음식 배달 등이다. 2015년 알리바바가 투자한 메이퇀과 텐센트가 투자한 다중뎬핑이 합병하면서 '공룡 O2O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어 거래금액은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중국 생활밀착형 O2O 시장 거래금액(약 75조원)의 40% 수준이다.
최근 수년 새 중국 O2O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이관에 따르면 2014년 698억위안(약 11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중국 O2O 시장 거래금액은 2015년 2098억위안(약 35조6156억원), 지난해 3438억위안(약 58조3634억원)까지 급증했다. 올해 말에는 5914억위안(약 100조39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매출 규모도 1조346억위안(약 175조602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중국 대표 유니콘 기업에 투자한 것은 한국금융지주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