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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GIB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동환 부사장(사진)은 2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부사장의 직함은 총 5개다.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지주 부사장, 은행 부행장, 금융투자 부사장, 생명 부사장, 캐피탈 부사장 등을 겸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회장이 취임한 이후 자본시장 경쟁력 확충과 글로벌 시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 부사장에게 IB 관련 계열사 역량을 집중시킨 셈이다. 그룹의 CIB그룹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 부사장은 신한데이타시스템 대표 직을 맡다가 올 7월 GIB부문장으로 복귀했다.
신한금융이 IB 관련 역량을 집중시킨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이 부사장의 사무실은 이런 의지를 뒷받침하듯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빌딩에 위치해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전통적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아시아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신한아시아(홍콩)에서도 신한금융투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기존에는 홍콩법인 중 은행이 기업 외화채권 발행 업무를 주도해온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운용사의 국내 투자자 유치 대행 업무를 위주로 해왔다"며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 역시 국제신용등급이 부족한 기업에 지급보증을 해주는 등 신용 보강을 통해 외화채권 발행 업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내에서 그간 상대적으로 경시돼 왔던 금융투자 부문이 적극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한 신한금융의 해법은 동남아 등 신흥 시장과 미국, 유럽, 호주 등 선진국 시장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 부사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이들보다 앞선 IB 역량 등을 발휘한 기업금융 기회가 많다"며 "해당 국가 경제성장 과정에서 인프라 투자 수요나 기업 유상증자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 상대로 선진 IB 역할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각각 출범했다. 현지법인을 통해 IB 업무는 보다 수월해졌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같은 경우에는 대출 실행뿐 아니라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현지법인 설립으로 PF 관련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동남아 현지 유상증자, 부동산 PF 등 딜 수행 과정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기회가 포착되면 국내 투자자를 적극 유치해 고수익 상품도 판매가 가능해진다. 신한금융 GIB는 글로벌 IB들의 격전지로 아직 국내 IB가 끼어들 틈이 없는 선진국 시장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금융상품 도매업 전략이 그것이다.
이 부사장은 "그룹에서 GIB 부문에 부여한 큰 임무 중 하나는 IB상품을 발굴해 그룹 내 프라이빗뱅킹(PB) 고객 등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고객들의 부를 증진시키는 한편 불완전판매 등 투자 위험을 없애는 프로세스 등을 정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IB 관련 상품을 유통 시장에서 사들인 뒤 국내 고객들에게 이를 되팔겠다는 복안이다. 가령 미국 맨해튼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관련 대출채권을 사들인 후 이를 묶어 위험을 낮춰 고객에게 일부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맨해튼 소재 '10허드슨야드' 빌딩 중순위 대출채권을 기대수익률 6~7% 수준에 사들인 바 있다. 초대형 IB 등이 올해 본격적으로 출범하면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의 '돈맥경화' 현상이 한층 해소될 것이라는 게 이 부사장의 견해다.
그는 "증권업은 은행과 모험 DNA가 다르다"며 "은행보다 더 큰 리스크를 지는 반대급부로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얻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은행이 리스크 때문에 대출을 못하는 기업이나 벤처캐피털 등에 자금이 공급되며 시장 유동성 흐름이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은행이 주도하던 부동산 PF나 인수금융 시장이 최근 증권사 위주로 재편된 것도 이 같은 모험 DNA 차이가 가져온 결과다.
신한금융그룹은 GIB가 출범하면서 리스크관리 효율성도 꾀했다. 이 부사장은 "투자 관련 위험을 판단하는 조직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