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실적발표 빅데이
올 3분기에 반도체 이외에도 철강·화학 업종 대표주의 이익 증가가 두드러짐에 따라 주식시장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26일 포스코는 철강 업황 호조로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15조361억원, 영업이익 1조12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8.8% 늘어난 수치다. 기존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인 1조1235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9791억원으로 1조원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포스코가 전성기를 되찾은 것은 국내외 철강 부문 실적이 나아진 데다 에너지 등 비철강 부문 계열사도 선방한 덕분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외 주요 철강법인 실적이 전체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한 바가 컸다"며 "중국 스테인리스스틸 생산법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의 영업이익은 53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72.5% 대폭 상승했고,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도 88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중국의 공급 축소 속도가 더 빨라져 철강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돼 포스코의 수익성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내 철강 수요는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과잉이 해소돼 주요 철강사 수익성이 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3분기부터 철강 가격이 상승했는데, 그 효과가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 4분기 예상 매출액은 16조201억원, 영업이익은 1조252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6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허베이성은 동절기에 철강 전체 가동률을 50%로 제한하는 정책을 펼칠 예정인데 내년 1분기까지 3000만t 규모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화학제품 시황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데다 전지(배터리) 부문에서도 이익을 내고 있다.
이 업체의 올 3분기 매출액은 6조3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어났다. 3분기 영업이익은 7897억원으로 작년 동기(4600억원)보다 71.7%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누적된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작년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게 됐다. 여기에는 화학제품이 효자 노릇을 했다. LG화학이 생산하는 화학제품 매출 비중의 약 40%를 차지하는 고부가합성수지(ABS)·폴리염화비닐(PVC) 마진이 크게 증가한 데다 기초소재 부문의 영업이익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미국 내 화학 공장들이 한동안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LG화학 같은 국내 화학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도 주된 이유다. 배터리 사업도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배터리 사업에서 2분기 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3분기에도 181억원의 이익을 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호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수치는 작년에 비해 1조원가량 이익이 늘어난 사상 최대치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11년(영업이익 2조8417억원)에 작성됐다.
이런 가운데 사드 악재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은 실적 '쇼크' 상태에 빠졌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7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7조1177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라 시장에서 제대로 된 영업활동을 하지 못한 데다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국내 유통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백화점 사업도 부진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국내 온라인 중심의 유통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KT&G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4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2789억원으로 4.8% 늘었다. 국외시장 개척 관련 판매관리비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KT&G 관계자는 "최근 국외 판매 물량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물량보다 확대된 상황"이라며 "기존 중동시장 외에 남미 등 신시장을 개척하느라 물류비 등 판매관리비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아연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고려아연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873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5% 늘어났다. 3분기 매출액은 1조6169억원이다.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음극재를 공급하는 포스코켐텍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었다.
디스플레이 연성회로기판(FPCB)업체 인터플렉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625억5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3.2% 급증했다. 3분기 매출액은 2804억원으로 1년 새 53% 늘어났다.
[문일호 기자 / 문지웅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