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스튜디오드래곤 ◆
지난해 5월 CJ E&M 드라마사업부에서 분할한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다음달 말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1월 9일부터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16~17일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공모 주식 수는 총 600만주이며 상장 대표 주간은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잇따른 히트작에 힘입어 스튜디오드래곤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분할 이후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544억원, 영업이익은 166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이에 버금가는 1374억원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많은 228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81억원에서 161억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최근에는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으로 판매처를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 가치(상장 후 시가총액)는 최대 1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활용한 것인데, 무형자산상각비 비중이 높은 드라마 사업 특성상 주가수익비율(PER) 등 여러 지표 가운데 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EV/EBITDA가 가장 적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스튜디오드래곤은 작년(497억원)과 올 상반기 수치를 연환산한 올해(872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비교 기업의 EV/EBITDA를 적용했다. 비교 기업으로는 IHQ, 제이컨텐츠리 등 국내 2개사와 화츠미디어, 탕더미디어 등 중국 2개사를 선정했다. 중국 기업은 시장 차이를 감안해 48%가량 몸값을 낮춰 계산했다. 그중 EV/EBITDA가 가장 높은 탕더미디어와 가장 낮은 IHQ를 제외한 2개사의 지난해(18.2배)와 올해(15.3배) 평균치를 대입해 나온 주당 평가가액 4만1112원에 14.9~24.8% 할인율을 매겨 공모 희망가를 산정한 것이다.
그 결과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900~3만5000원, 공모 규모는 1854억~2100억원으로 나왔다. 이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8664억~9814억원에 이른다. 이는 CJ E&M 시가총액(3조2500억원) 대비 30%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 덕분에 스튜디오드래곤의 상장은 CJ E&M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모회사 시가총액에서 신규 상장 자회사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볼 때 지난해 상장한 네이버 라인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높은 성장 가능성에도 모회사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투자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CJ E&M에 대한 매출 비중은 전체의 38.3%에 달한다. 특히 드라마 편성 매출액만 놓고 보면 91.6%를 차지한다. tvN과 OCN 등 17개 채널을 보유하며 케이블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CJ E&M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그만큼 매출처가 다변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번 공모자금 중 400억원가량을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하고, 나머지를 오는 2
현재 자회사로 배우 전지현·조정석,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 등이 소속된 문화창고와 '태양의 후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가 있는 화앤담픽쳐스, '대장금' '뿌리깊은 나무' 등을 쓴 김영현 작가가 속한 KPJ 등을 두고 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