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한국을 시작으로 2주간 아시아 순회에 나선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창업자 겸 회장은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전 세계 대체투자 시장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그가 대체투자 시장 과열화에도 불구하고 하이일드 채권과 부동산에 주목한 이유는 이들 자산에 적정 가격을 매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정 가격이 매겨지지 않기 때문에 많은 노력과 다양한 투자 기술로 초과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막스 회장은 "모든 자산이 적정 가격에 거래되는 시장에서는 시장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며 "반면 하이일드 채권은 굉장히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신용 위험까지 감수해야 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투자 스킬을 활용한다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복잡한 가격 구조와 신용 위험으로 기피하는 비우량채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이론적으로는 모든 지역과 빌딩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부동산 또한 마찬가지로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으로 투기등급 또는 투자부적격 등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크 본드'로도 불린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대우조선해양·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만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지난 상반기에 발행된 회사채 가운데 BBB등급 이하 회사채 비중은 1.81%에 불과했다.
막스 회장은 "통계적으로 볼 때 시장이 상승한 기간이 하락한 기간보다 길기 때문에 단순히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워런 버핏이 '물이 빠져봐야 누가 맨몸으로 수영했는지 안다'고 말했듯이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리스크 관리 성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크트리캐피털의 6개 투자철학 가운데 리스크 통제 최우선주의를 가장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유럽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주요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막스 회장은 "투자자산의 가치는 미래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한 것인데 여기서 바로 이자율이 활용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 모든 투자자산의 현재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변동금리부 채권 등 일부 자산을 제외하고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투자를 권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연초 1000달러에서 최근 6000달러 선까지 가격이 뛰어올랐지만 이들 가상화폐는 (실질적인) 가치가 없고 투기를 위한 매개체일 뿐"이라며 "사람들은 제한적인 공급 속에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믿지만 수요가 늘어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란 투자 대상의 내재 가치를 계산하고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 상승 가능성만 보고 사들이는 것은 투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막스 회장의 특별한 습관 중 하나는 정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는 일이다. 그는 "1990년부터 메모를 쓰기 시작했지만 처음 10년 동안은 누구에게도 답장을 못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썼던 이유는 제 스스로에게도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현재 그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은 전 세계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은 그가 지난 7월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서한을 놓고 패널 토론을 실시하기도 했다.
1995년 설립된 오크트리캐피털은 채권 투자에 전문성을 보유한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로 전 세계 13개국 18개 도시에 900명 이상의 전문가를 거느리고 있다. 미국 100대 연기금 가운데 75개 연기금과 35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