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벨UP 한국증시 ④ / 에프앤가이드 132社 분석 ◆
기업 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올 상반기보다 16%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반도체·화학·철강 등 수출 기업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한국 증시의 몸집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상반기 반도체 이익 비중이 40%에 이르면서 편중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향후 주식시장에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일 매일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내년 상반기 이익 추정이 가능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32곳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집계해보니 96조2118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83조1750억원)보다 15.7% 늘어난 수치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따라 올 들어 매 분기 영업이익 신기록을 달성 중인 삼성전자의 내년 상반기 이익은 3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와 비교하면 1년 새 6조5192억원이나 증가하는 셈이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 영업이익도 1년 동안 1조7886억원 늘어나 내년 상반기 7조3000억원이라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37조3000억여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내년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132곳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총 96조211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의존 비중은 압도적이다. 무려 39.3%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반도체 의존 비중은 작년 상반기 24%에 이어 올해 35.4%로 치솟은 것이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고성능 신제품 수요에 따라 반도체 가격은 오르고 있고 국내 반도체 업체의 기술 개발에 따른 원가 절감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후진' 중인 현대차도 내년에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태세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작년 대비 반 토막 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사드 악재가 해소되며 자동차 판매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공장 가동률도 과거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한국전력과 마찬가지로 현대차의 실적 추정치도 최근 올리고 있다. 현대차의 내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9740억원으로 올 상반기(2조5952억원)보다 3788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도 브라질 러시아와 같은 신규 시장에서 내년에 자동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다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에서 신차 효과가 기대되고 인도 등 신흥 시장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다른 차종보다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형차 G70와 같은 신차 효과로 올해 5.3% 수준인 영업이익률이 내년 6%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부진했던 자동차 업종까지 내년에 부활을 예고하고 있지만 내년에 악화되는 곳도 일부 있다. 바로 디스플레이 업종이다. 최근 글로벌 디스플레이 수요는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쪽으로 급변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LCD 공급량 확대로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내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7870억원으로 1년 새 무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실적과 주가 상승의 대부분을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어 증시 불균형이 우려된다"며 "내년에도 업종별 양극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