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난 일임형 ISA, 내년부터 수수료 無

내년부터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손실이 난 경우에는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손실이 난 일임형 ISA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일임형 ISA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은행이 받는 일임보수(수수료)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신한·KB·우리·농협은행의 약관 변경 신청을 최근 승인했다. 향후 20일간의 공시 의무기간이 끝나면 이들 은행의 수수료 면제 정책은 즉시 시행된다.
다만 ISA 수수료는 해당 분기가 끝난 바로 다음달(1·4·7·10월) 첫 영업일에 징수하는 만큼 고객이 체감하는 수수료 면제 효과는 내년 1월부터 나타난다.
앞서 신한 등 주요 은행은 올해 4분기, 즉 10월부터 손실이 난 계좌의 수수료를 면제하기 위해 지난 8월 약관 변경 승인 권한을 가진 금투협과 협의했다. 하지만 '손실 계좌에 대한 수수료 면제가 자본시장법상 일부 조항과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는 금투협의 우려 탓에 약관을 바꾸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소관부처인 금융위에 해당 정책에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지난달 말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회신을 받았다. 또 손실을 본 가입자에게만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이 투자자를 정당한 사유 없이 차별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 조항을 어긴 것인지는 '고객 누구라도 해당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역시 법 위반이 아니다'고 봤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금투협도 즉시 은행들의 약관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현재 4개 은행이 금투협 승인을 받았고, 3~4곳의 다른 은행 역시 약관 수정을 진행 중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은행권 중 처음으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추진한 신한은행은 신규 가입 계좌뿐 아니라 기존 고객에게도 바뀐 약관을 소급 적용해 고객들이 2018년 1월에 내야 하는 올해 4분기 수수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여기에 '수익률 0%'로 손실뿐 아니라 이익이 나지 않은 본전치기 계좌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