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삼양패키징 ◆
삼양패키징은 2014년 설립 이후 국내 페트병 용기 시장 점유율(38%)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양패키징 등 대형 5개사가 안정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5개사 외에 군소 중소업체도 많이 있지만 품질, 기술력, 공급 물량 면에서 이들 회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 삼양패키징의 핵심 강점으로는 용기에 음료를 채우는 충전 기술이 손꼽힌다. 이 기술은 페트병 용기 시장에서 대표적인 진입 장벽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회사 관계자는 "고온 살균 없이 상온에서 음료를 채울 수 있는 무균 설비와 비교적 높은 운영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패키징은 별도 영업망을 두지 않고 음료업체와 직접 거래한다.
이번 상장의 주된 목적은 2대 주주인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다. 삼양패키징은 모회사 삼양사에서 2014년 분할해 별도 자회사로 설립됐다. 이듬해 동종 업계 3위인 효성 패키징사업 부문과 합병했다. 당시 효성의 패키징 부문은 사모펀드 스탠다드차타드 PE(SC PE)가 인수해 보유 중이었다. 합병 이후 SC PE는 삼양패키징 지분 49%를 갖게 됐다.
이번 상장은 신주가 아닌 SC PE가 보유한 주식(구주·459만여 주)을 공개하는 것인 만큼 상장하더라도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이 회사 전체 주식 수의 20%에 해당한다. 그마저도 459만여 주 중 92만여 주(4% 지분)가 우리사주 조합에 우선 배정됐다. 여기에 기관투자가 배정량까지 제외하면 일반 개인 배정 물량은 전체 주식의 4%에 불과하다. 신주를 대량 발행해 일반투자자 비율이 높은 공모주는 상장 직후 차익 매물이 대거 쏟아져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삼양패키징은 일반 물량이 극히 적어 이 같은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이 때문인지 제한적인 구주 상장에 의한 IPO는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인기가 높지 않다.
예컨대 ING생명은 상장 당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40%를 공모 청약했다. 그러나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경쟁률 미달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수요 예측에 참여했던 국내외 기관투자가가 남은 주식을 가져갔다. 일반인에게 인기는 없지만 상장 후 주가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개인에게 유통되는 주식 수가 부족하다 보니 '품절주'로 불리며 주식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로 SC PE는 투자금 4150억원 중 25% 이상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지분은 향후 주가 흐름과 실적 전망을 고려해 회수 전략을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도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우리사주와 기관이 중장기적 보유 전략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안정된 수급과 실적을 이어간다면 긍정적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시장 자체가 큰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1693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101억원, 영업이익은 409억원이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계 1위 사업자로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고 시장도 점진적으
오는 13~1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정한다. 공모 희망가격은 2만6000~3만원으로, 공모 규모는 1195억~1379억원이 될 전망이다. 20일과 21일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달 말 상장될 예정이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