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코스닥시장에서 펄어비스 주가는 장중 신고가를 새로 썼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7641억원으로 코스닥 게임업종 대장주 컴투스를 168억원 차이로 제쳤다. 지난 9월 상장한 후 공모가 10만3000원보다 41.94% 상승했다. 상장 당시에는 공모가가 너무 비싸다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이 미달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작 '검은사막'이 모바일용으로 출시된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2014년 PC 게임용으로 선보인 검은사막은 북미·유럽·일본시장에서 출시됐다. 연간 매출액 600억원이 검은사막 한 작품에서 나온다. 그중 75% 이상이 국외 매출이다. 내년에 모바일과 비디오 게임용 검은사막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모바일 수요를 감안할 때 흥행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9.9배로 경쟁사(평균 10.8배)에 비해 낮다"고 분석했다.
비록 대장주 자리는 내줬지만 컴투스 주가도 상승세다. 역시 대형 신작이 기대를 받고 있어서다. 최근 한 달 동안 8.60% 올랐다. 기존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를 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MMORPG)용으로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에도 체인스트라이크, 댄스빌, 버디크러시 등 다양한 소규모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자회사가 개발한 '이카루스M'이 기대작이다. 넷마블이 판권을 확보한 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는 한 달 동안 8.80% 올랐다.
이날 웹젠도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중국에 선보일 '기적MU : 각성'이 출시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서다.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 게이머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애초 중국 게이머들이 한국 게임에 반감을 가질까 우려가 컸다. 하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타격을 적게 받은 데다 최근 두 나라가 화해 모드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규모는 30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한중 관계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업종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이유다. 이달 들어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게임 업종 주가 전반이 오르고 있다. 이날도 게임 업종 33개 종목 중 24개가 강세로 마감했다.
다만 신작이 기여하는 실적 개선까지는 중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또한 신작 흥행 여부 역시 출시 이전에는 알 수 없다. 신작 게임이 잠깐 관심을 끌었다가 쉽게 잊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신작 출시를 기점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다. 호재 반영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다. 섣부른 추격 매수가 위험한 까닭이다.
실제로 중국계 기업 룽투코리아 주가는 지난 8월 신작 '열혈강호' 출시 발표 후 급등했다. 출시 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내 리니지 시리즈 등 신작에 순위가 밀렸다. 매출 순위가 5위로 떨어지자 주
넥슨지티 주가도 비슷하다. 자회사가 '액스'를 개발했다. 액스는 출시 후 리니지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주가는 출시 후 급등했지만 이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먼저 빠져나갔다. 주가는 지난 9월 기록한 고점보다 32.05% 낮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