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로인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1~12월 두 달간 배당주 펀드 평균 수익률과 코스피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10년 중 7년 동안 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코스피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피 상승률이 배당주 펀드 수익률을 앞선 것은 2009년, 2010년, 2012년 등 세 번에 불과했다. 또 10년간 배당주 펀드는 코스피를 평균 0.58%포인트 차로 앞섰다. 두 달간 수익률을 1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 3.48%포인트에 달하는 적지 않은 격차다.
특히 배당주 펀드는 코스피 하락장에서 지수 대비 수익률이 덜 빠지는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7년 11~12월 코스피는 8.12%나 빠지는 폭락 장세를 연출했지만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2.24% 내려가는 데 그쳐 코스피를 5.88%포인트 이겼다. 2011년과 2013년, 2014년과 2015년 연말 코스피가 하락 국면이었던 시기에도 배당주 펀드는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는 힘을 보였다. 2011년 연말 코스피가 4.36% 빠질 때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1.96%로 코스피 대비 우월했다. 2013년 11~12월 코스피는 0.92% 빠졌지만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0.05% 상승해 보합권을 지켰다. 2014~2015년 연말 코스피가 2~3% 내려갈 때도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1% 선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하면 시가로 환산한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배당주 특성상 저가 매수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매해 배당금 400원을 주는 주당 1만원짜리 주식 주가(배당수익률 4%)가 반 토막 나면 시가배당률이 8%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노린 매수세가 반드시 유입된다는 것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은 주가가 어느 수준 이상 잘 빠지지 않는다"며 "잃지 않는 투자를 원한다면 배당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코스피 상승률에 뒤질 때는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를 때 배당주가 그보다 적게 상승하는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2009년, 2010년, 2012년의 차트를 보면 이 같은 경향을 읽을 수 있다. 2009년 11~12월 코스피는 6.46%나 올랐지만 배당주 펀드 평균 수익률은 4.23% 오르는 데 그쳤다. 2010년 말에는 코스피가 8.92%나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4.55%였다.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지수가 탄력 있게 치고 나갈 때 배당주 주가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더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트렌드를 뛰어넘는 배당주 움직임도 속속 관측되고 있다. 올해 상장해 주가 상승 대박을 친 ING생명이 대표적이다. 5월 주당 3만3000원에 상장한 ING생명은 7일, 전일 대비 주가가 0.39% 오른 주당 5만1000원에 마감했다. 6개월 만에 주가가 50% 넘게 올랐다. 무거운 주식의 대명사인 생명보험사 주가치고는 보기 드물게 탄력적인 움직임이다. 그 덕에 ING생명은 생보사로는 유일하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최근 넘어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 PBR가 0.8배인 것을 비롯해 한화생명(0.65배) 동양생명(055배) 등 다른 생보사 PBR 역시 1배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ING생명 PBR가 높은데도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로는 매해 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할 것이라고 공약한 것이 시장에 먹혀들고 있기
ING생명 관계자는 "시중금리 수준을 크게 웃도는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가 부양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