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에게 주어지는 아파트 분양 우선권을 노린 위장전입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진짜 과천시민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조치해 주세요“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경기 과천시에 올해 들어 위장전입자를 차단하라는 민원이 쇄도하자 과천시가 본격적인 색출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과천시청 홈페이지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위장전입자에 대해 조치해달라는 시민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 135만3천㎡에 조성 중인 비즈니스, 교육, 문화, 주거기능을 갖춘 복합도시입니다.
시가 지난달 23일 지식정보타운 산업용지 공급계획을 확정한 데 이어 최근 용지 2개 블록에 대한 아파트 사업계획을 승인한 상태입니다.
이미 6년 전 지식정보타운 개발정보가 알려진 가운데 구체적인 민간아파트 사업계획승인이 나면서 이곳은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과천시민뿐 아니라 투기꾼들의 관심 대상이 됐습니다.
박모씨라고 밝힌 한 시민은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이 가까워 지면서 위장전입이 늘고 있습니다. 부동산 카페에서도 거리낌 없이 위장전입한다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면서 "분양 완료 전까지 몇 년간 시가 정확한 위장전입자 조사를 해달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김모씨도 "아는 부동산업자가 우리 집에 어느 사람을 전입할 수 있느냐고 물어봐서 허락해주지 않았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아파트 당첨이 되면 부당이득을 얻으려는 기회주의자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실제 올들어 과천시에 위장전입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과천시가 올 1∼3월 주민등록 일제조사를 해보니 15가구 18명이 과천시에 주민등록만 올려놓고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위장전입자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8∼9월 2차 주민등록 일제조사에서는 위장전입자가 더 늘어 24가구 27명에 달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지식정보타운 사업지인 갈현동(5가구 5명)을 비롯해 별양동(10가구 10명), 부림동(3가구 3명), 과천동(6가구 9명) 등입니다.
이처럼 과천시에 위장전입자가 느는 이유는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분양시 과천에 1년 이상 거주한 시민에게 지역거주우선공급대상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인 과천시의 경우 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는 1년 이상 거주자에게 30% 범위에서 우선 공급될 예정입니다.
과천시는 투기과열지구여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내려가는 등 19개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초강력 규제를 받지만, 여전히 유망 투자 대상으로 꼽힙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분양당첨 확률을 높이고자 미리 위장전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과천에 실제로 거주하는 시민들은 위장전입자로 인해 당첨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는 피해를 우려해 시에 적극적인 단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위장전입자의 당첨을 제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과천지역 우선공급대상 거주기간을 1년 이상으로 강화하라고 시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천시는 올해 주민등록 일제조사에서 확인된 위장전입자들을 모두 '거주불명자'로 등록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파트 분양신청시 우선공급대상자격이 상실됩니다.
시는 위장전입자 색출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자 2차 조사가 끝나자 마자 곧바로 지난달부터 추가 일제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조사에서는 6개 모든 동주민센터가 동원돼 주민등록상 거주자의 실제 거주 여부를 2∼3차례 정밀조사를 하는 등 위장전입자 가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과천시의 이러한 조치에도 과천에 주소를 두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 관계자는 "이미 보상이 끝난 지식정보타운 내 비닐하우스에 주소를 등록하겠다는 민원인 3명이
신계용 과천시장은 "주민등록 일제조사는 우리 시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므로 조사시 발생하는 불편에 대해서는 양해와 협조를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위장전입자로 인해 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행정업무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