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소재 업체들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마이크론과 인텔 등 국외 고객으로까지 판로를 넓혀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눈치 빠른 외국인들은 일부 소재주를 선점하며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노리고 있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추정이 가능한 코스닥 기업 115곳의 올 3분기 영업이익(3분기 실적 발표 이전 종목은 추정치)은 총 1조4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9586억원)보다 무려 47.1%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이익 성장세에 반도체·소재 업종이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곳 이상의 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코스닥 반도체·배터리 소재 종목 5곳의 3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작년 동기 대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주가(지난 9일까지)가 모두 올랐다.
이 중 엘앤에프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90.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올 들어 주가가 204.7% 상승했다. 특히 이 종목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귀한 몸'이 됐다.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축소하고 전기차를 늘리면서 엘앤에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용 양극화 물질 중 니켈코발트망간산화물(NCM)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국내 1위 업체다.
NCM은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는 BMW, 벤츠 등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선호하는 소재다. 다른 배터리 소재인 니켈코발트알루미늄산화물(NCA)보다 저렴하고 가벼운 장점이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발 수요 증가도 긍정적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장기간 투자해온 중국이 관련 규제와 각종 지원책으로 시장을 빠르게 선도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전기차 의무판매제가 확정된다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엘앤에프의 실적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스코켐텍은 2010년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부를 인수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음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소재 국산화·원가 절감 노력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켐텍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 쪽 신규 매출도 기대된다. 업계에선 작년 이후 2019년까지 음극재 매출 예상 성장률이 82%에 달할 것으로 본다.
한경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상반기 포스코켐텍은 LG화학과 2017~2020년 3060억원 규모의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며 "내년 상반기 음극재 생산능력은 올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소재 업체들도 부각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라 설비를 늘리고 증설 라인이 올 하반기 본격 가동되면서 반도체 소재 수요가 함께 늘어나고 있다.
올해 원익IPS와 같은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수혜를 입었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소재주 시대가 본격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중 이녹스첨단소재는 외국인이 눈독을 들이는 종목이다. 올 들어 35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 업체는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만드는데 두 분야 모두 최근 실적 증가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증권사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또 다른 반도
반도체 공정 중 순도가 높은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원익머트리얼즈는 올 3분기 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연간 이익은 300억원을 훌쩍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