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준 상장 후 2년이 넘었지만 합병 계획이 없는 스팩이 16개에 달한다. 스팩은 다른 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한 페이퍼 컴퍼니다. 상장을 원하는 기업은 스팩과 합병하면 코스닥에 우회 상장할 수 있다. 아울러 스팩이 미리 공모로 조달해 놓은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스팩은 상장 후 2년 6개월 안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1개월 간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 이미 대우스팩3호가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고 미래에셋제3호스팩도 지정이 예고됐다. 상장 폐지시 스팩 주주는 원금에 연이율 1% 대 이자를 더한 금액을 돌려받는다.
스팩은 지수가 박스권에 있을 때 상장 희망 기업에게 편리한 수단으로 주목 받았다. 그래서 2015년에는 무려 43개 스팩이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급이 과잉되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는 일도 자연히 늘었다.
아울러 주식 시장이 호황을 맞이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띄자 스팩 상장의 간편함이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모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는 직상장이 더욱 매력을 갖게 됐다.
상장할 때 기업 가치 평가는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토대로 산출한다. 제약·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 주가가 뛰면서 상장 예정 기업도 직상장을 하면 기업 가치를 더 크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량 기업이 스팩을 외면하면서 스팩 합병 기업을 향한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점차 스팩 합병 상장 예비 심사에 점차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올해 리얼야구존, 줌인터넷, 코엔스, 한국금거래소쓰리엠, 휴먼스캔, SGA시스템즈 등이 스팩과 합병 계획을 제시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꾸준히 스팩을 내놓고 있지만 공모주 시장에서도 외면받는 추세다. 작년 상장한 스팩 수는 11개로 급감했다. 그러다 다시 스팩 상장이 늘고 있다. 올해 공모주 시장 규모가 8조원을 돌파하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대어급 공모주에 청약 자금이 몰릴 때는 청약을 받지 못한 증거금이 스팩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올 연말까지 3개 스팩이 상장 대기중이며 16개는 상장을 마쳤다. 올해 상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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