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핀테크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핀테크 산업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핀테크의 한 축으로써 P2P(개인간)금융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는 등 건설적인 토론이 오갔다. 토론 참여자들은 한국의 P2P금융이 내수시장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금융감독원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실시한 '핀테크 국제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은 '핀테크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해당 세션에서는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을 좌장으로 임세희 금감원 국제협력국장 글로벌 핀테크 전문가 4인(▲샘 아쉬마드 데리브 아시아 매니저▲이고르 페신 라이프스레다 VC▲제프 파커 워드퍼스트 대표 ▲샘 콰스미 유리카 창업자 ▲벤 케이드 트러스토닉 대표의 P2P를 주제로 한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
참가자들은 P2P금융이 새로운 금융의 지평을 연다는 데 동의했다. 이고르 페신은 "P2P금융은 기존 금융기관으로부터 일종의 가격협상력을 갖도로 돕는다"고 진단했다. 샘 콰스미 역시 "은행의 자금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P2P금융은 이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P2P금융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샘 아쉬마드는 "동남아는 핸드폰 보급률이 높은 데다 중산층이 늘고 있다"며 "반면 은행의 높은 대출장벽으로 금융 혜택을 누리지 못한 잠재적 고객이 많다는 점에서 P2P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의 P2P금융 역시 내수시장에 만족하기 보다는 동남아 시장에 관련 기술을 수출하는 등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P2P금융의 미래를 묻는 정유신 센터장의 질문에 샘 아쉬마드는 "한국은 동남아에 비해 은행이 성숙한 상황이지만 P2P금융 역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한국시장에 머물고 있는게 장기적으로는 유망하다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IT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P2P기업 역시 중국처럼 동남아에 진출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샘 아쉬마드는 또 P2P금융의 미래로 ▲P2P업체의 인수합병 ▲은행의 P2P업체 인수 ▲P2P업체의 의무적 은행인가 획득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뽑았다.그는 시장에서 작은 규모의 P2P업체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P2P업체끼리 인수합병을 하거나 은행에 흡수되는 등의 형태로 크기를 키우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세션에서는 P2P외에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글로벌 지급결제 시스템, 보안기술 등의 대표기업이 무대에 올라 핀테크의 미래에 대해 진단했다. 이중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유리카를 창업한 샘 콰스미는 P2P금융의 발전된 형태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은 기부형에서 리워드 선구매 형태를 거쳐 P2P라고 불리는 대출 모델로 발전했다"며 "이중 특정 기업에 지분투자를 하는 형태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벤 케이드는 "핀테크 혁신에 있어서 보안이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으나 보안없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보안을 보다 근본적인 순위로 올려야 한다"고
임세희 금감원 국장은 "각국에서 핀테크 관련규제 TF를 설립하는 등 발전하는 금융에 걸맞는 규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다양한 국가의 감독당국 수장이 모여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 교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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