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가 내년 상반기까지 무더기로 상장 폐지될 전망이다. 주식시장이 달아오르자 스팩과의 합병보다 직상장을 택하는 기업이 늘면서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도 스팩은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19일 기준 상장 후 2년이 넘었지만 합병 계획이 없는 스팩이 15개에 달한다. 스팩은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한 페이퍼 컴퍼니다. 상장을 원하는 기업은 스팩과 합병하면 코스닥에 우회 상장할 수 있다. 아울러 스팩이 미리 공모로 조달해 놓은 자금도 확보하게 된다.
스팩은 상장 후 2년6개월 안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1개월간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 이미 대우스팩3호가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고 미래에셋제3호스팩도 지정이 예고됐다. 상장 폐지 시 스팩 주주는 원금에 연이율 1%대 이자를 더한 금액을 돌려받는다.
스팩은 지수가 박스권에 있을 때 상장 희망 기업에 편리한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그래서 2015년에는 무려 43개 스팩이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급이 과잉되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는 일도 자연히 늘었다. 아울러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이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자 스팩 상장의 간편함이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 상장할 때 기업가치 평가는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토대로 산출한다. 제약·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 주가가 뛰면서 상장 예정 기업도 직상장을 하면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량 기업이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