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3년차 김수남(가명·34) 씨는 맞벌이 부부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는 아내가 올해 초부터 쉬는 날이 많아지면서 사실상 혼자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다. 소득이 줄면서 2금융권에서 카드론 대출을 받게 됐고 매달 저축은 고사하고 마이너스를 면하기 어렵다. 계속 가계 적자가 늘면서 급기야 보증금 부담이 적은 집으로 이사까지 갔다.
#장윤수(가명·29) 씨는 사는 게 괴롭다. 현재 벌이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빚은 줄지 않고 늘어만 간다. 직장 상황도 좋지 않아 늘 불안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을 보유한 차주 중 금리가 오르면 위태한 20대와 30대가 100만명(올해 6월말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신용거래 불량 등의 이유로 상당수가 시중은행과 같은 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워 이자가 비싼 2금융권 대출을 감당하는 신용등급 7등급(7~10등급) 이하 차주다.
향후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이들 계층의 부실 문제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2030 중 금융권 이용이 사실상 불가한 신용등급 9~10등급자는 36만7316명에 이른다. 이는 해당 신용등급(107만5702명) 보유자의 34% 수준이다.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저신용자 3명중 1명이 이제 막 경제활동에 발을 들였거나 한창인 20대와 30대인 셈이다.
이들은 2금융권이나 사금융을 통해 급전을 조달할 수밖에 없어 비싼 이자 비용으로 빚의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간혹 1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는다 해도 '저신용' 꼬리표 때문에 이자 부담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중 경남은행이 BC카드 발급 회원을 대상으로 취급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금리를 보면 연 24~26% 구간에 전체 회원의 28.93%가 포진했다. 전체 회원이 100명이라면 이중 28~29명이 이 같은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외 부산은행은 해당 금리 구간의 카드 회원 비중이 35.75%, 광주은행 30.86%, 대구은행 19.52%를 각각 나타냈다. 저신용자의 경우 지방은행 같은 1금융권을 이용하더라도 금리 부담이 크게 줄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2030의 형편은 더
나머지는 불법 사금융 시장에서 급전을 조달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학계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 규모는 12조원으로 추산된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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