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동산시장, 사드 여파에도 여전히 ‘건재’
운항편 재개, 관광객 증가 등 한∙중관계 정상화로 경기 활성화 기대
올해 3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방어미사일) 보복 조치 여파로 다소 위축된 양상을 보이던 제주도 부동산 경기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의 해빙 무드가 공식화되면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고 관광객이 다시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4~5년간 큰 호황을 누리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올 들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중단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소폭의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제주도 내 인기 주거지나 대표 상권에 위치한 상품에는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매매가격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인기 아파트 등 일부 부동산은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
올 여름 제주시 노형동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노형 해모로 루엔'은 최근 분양가에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노형 해모로 루엔’(전용면적 59㎡)은 최초 분양가(4억3557만원)보다 5000만원 이상 높은 4억8877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분양 당시 최고 2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청약에서 모두 마감됐다.
앞서 올해 6월 제주 영어교육도시에서 분양한 '제주 영어교육도시 꿈에그린'(268가구)도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00% 계약 완료됐다.
기존 아파트 역시 '사드 외풍'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노형동에 위치한 '노형 2차 아이파크'(전용면적 115㎡)은 최근 10억원에 거래돼 작년 말(9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더 올랐다. '노형 e편한세상'의 매매가격(전용면적 163㎡) 역시 최근 1년 사이에 9억5000만원에서 9억6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통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한국 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도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직후인 5~6월 두 달간 소폭 하락하다가 7월 이후 4개월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도 땅값도 연일 고공행진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7 부동산 개별 공시지가 현황'에 따르면 제주의 전년 대비 공시지가 변동률은 1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제주시 노형동 토지는 3.3㎡당 1000만원을 넘는다.
롯데관광개발과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 '그린랜드센터제주'가 노형동에 조성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최근 한∙중 관계 정상화 움직임을 보인 이후 하루 평균 10건 안팎의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의 관광 산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는 중국의 금한령 조치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단적인 예로 올해 1월~9월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65만57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한 243만5437명보다 73.07%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한∙중 양국이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통해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달 10~11일 한∙중 정상회담도 가지면서 지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춘추항공은 지난달 31일부터 닝보~제주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또 다른 중국의 저가항공사인 길상항공 역시 제주~상하이 노선 복항 준비에 들어갔고, 중국의 대표 인터넷여행사 ‘씨트립(C-trip)’은 7개월 만에 한국여행 소개 페이지를 올렸다.
다만 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향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돌아오고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가더라도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지난 4~5년간 집값 급등에 따른 부담감 탓에, 올해 9월 한 달간 제주도의 주택
부동산 전문가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제주도 역시 최근 도시 외곽에서 청약받은 단지가 대거 미달되고 집값도 조정받고 있다"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꼼꼼히 따져 인기 주거지, 핵심 상권 위주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