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밝힘에 따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돼 코스피가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39포인트(0.50%) 내린 2461.9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는 1.4% 급락하며 2500선을 내줬다. 종가 기준으로 25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10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재시간) "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면서 "오늘의 발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에 대한 새로운 해법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도 지시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가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자신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날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홍콩항셍지수와 일본 니케이지수가 나란히 2% 안팎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니케이지수는 1%대 반등했지만 중국 상해증시와 대만증시는 0.5% 안팎의 약세를 이어갔다.
다음주로 다가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경계심리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오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11월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90%를 넘어섰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은 심리, 수급요인으로 인한 단기 조정으로 본다"라며 "향후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 분쟁 이슈가 지속될 수는 있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만큼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의 IT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던 원화강세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때"라면서 "원/달러 환율은 1090원선을 넘어섰고 다음 주 12~13일 FOMC 회의를 기점으로 달러화의 점진적 강세가 반영되며 1100원선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의약품, 화학, 건설업 등이 2~3% 떨어졌고 전기·전자, 비금속광물, 전기가스업 등은 소폭 올랐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68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4845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324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체로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삼성생명 등이 올랐고 SK하이닉스, 현대차, POSCO, LG화학 등은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를 포함해 169개 종목이 상승했고 1개 하한가를 포함해 640개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4.93포인트(1.94%) 내린 753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를 유도하고 코스닥 상장사와 투자자에게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당초 연내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내년 1월로 미뤄졌다는 소식에 실망 매물이 코스닥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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