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손보업계 빅6의 올해 총당기순이익은 금융감독원이 관련 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화재는 사상 최초로 누적 당기순익 1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길원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화재의 올해 당기순익을 1조209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익 8410억원보다 증가율로는 53.4%, 액수로는 4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자산 규모 2위와 3위인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올해 각각 4825억원, 604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둘 것으로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역시 지난해 실적(현대해상 3997억원, DB손보 4702억원)보다 각각 21%, 29% 늘어난 것이다.
자산 규모 5위인 메리츠 화재의 올해 당기순익은 지난해(2580억원)보다 약 1000억원 증가한 3530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159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둬 지난해(1120억원) 대비 470억원을 더 벌어들일 것으로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봤다.
비상장사인 KB손해보험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의 누적 순이익은 올해 3분기까지 281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당기순익 2957억원에 육박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KB손해보험은 앞서 올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익을 달성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누적 순익은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보사들이 단순한 수익성 개선을 넘어 역대 최고 실적까지 거두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보험의 흑자 전환 성공이다. 2016년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보상제도를 고쳐 기존에 과다 보험금 지급의 원인으로 꼽혔던 외제차 렌트비 과잉지급과 경미한 사고 과잉지급 문제를 해소했다. 비싼 외제차가 사고를 당했더라도 수리기간 렌터카는 과거와 달리 같은 배기량의 국산차가 가능해졌으며, 차량 범퍼에 약간의 흠집이 났다고 범퍼 전체를 교체하는 과잉수리를 허용하지 않게 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제도 개선 이전까지는 외제차 사고 발생 시 지급되는 보험료의 절반이 고가의 렌터카를 빌리는 데 사용됐다"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임으로써 보험사의 건전성이 높아지는 한편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제도가 바뀌면서 올해 3분기 기준 차보험 손해율은 81.3%에서 78.8%로 줄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5억원 늘어 1998년 이후 20년 만에 흑자 진입에 성공하며 '만년 적자'라는 꼬리표도 사라졌다. 자산 운용 실적과 부동산 처분 수익이 늘어난 것도 호실적에 힘을 실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보업계의 올해 3분기 부동산 처분 이익은 지난해보다 1605억원 늘었다. 앞서 삼성화재는 서울 을지로 사옥 처분에 따른 이익 2600억원을 올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업계는 내년에도 한두 차례 이뤄질 것이 확실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손보사들의 실적 고공행진 흐름을 더 가속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의 운용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채권인데, 기준금리 상승은 곧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장기 상품을 운영
[김태성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