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보장하는 車보험 나온다

이르면 내년 초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보장받을 수 있는 자동차보험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보험사는 지진을 보장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차보험 상품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현행 자동차보험은 표준약관에서 지진을 보험사가 보장하지 않는 '면책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차한 차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깔려 파손됐다고 해도 차주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지난달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자동차 50여 대가 이 같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금감원과 업계는 △표준약관 면책 대상에 지진을 제외하거나 △지진 피해를 보장하는 별도 특약을 출시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다. 원래 지진 등 자연재해는 민간 보험으로 보장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 중 태풍과 홍수로 인한 침수 피해는 현행 차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1998년 당시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속출하자 금융당국이 약관을 고쳤기 때문이다.
같은 방법으로 지진도 보장하도록 약관을 고치면 차보험 자기 차량 손해에 가입한 운전자들은 지진 피해로 인한 차 수리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단, 이 경우 극히 일부인 지진 발생 지역 가입자들을 위해 자차보험 가입자 전체가 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 만큼 반발이 생길 수 있다.
현재 당국이 검토하는 또 다른 대안은 별도의 특약 판매다. 과거 KB손해보험이 판매했던 차보험 지진특약을 향후 차보험을 취급하는 모든 보험사로 하여금 판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당시 KB손보의 지진특약 보험료는 1년에 1900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경주 지진으로 발생 빈도가 높아진 만큼 향후 나올 새 특약 보험료는 이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와 추가 협의를 거쳐 어느 방향으로 상품을 개선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