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씨앤지하이테크 ◆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요한 화학약품중앙공급장치(CCSS·Chemical Central Supply System)를 만든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는 중앙에서 공급한 단일 화학약품을 각 세정 장비에서 혼합한 후에 사용하는데, 기존에는 장비 간 농도 편차로 인한 공정 안정성 문제가 종종 발생했다. 씨앤지하이테크가 개발한 대용량 약품혼합공급장치는 중앙에서 여러 종류의 세정용 화학약품을 일괄 혼합해 농도를 맞춰 공급한다. 이 덕분에 공정 안정성을 높이고, 수율 제고 및 원가 절감에도 크게 기여해 반도체 공정의 품질 확보를 위한 핵심 장비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다수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체에 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해외 반도체 기업 등을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 중에선 기술 유출 등 이유로 한 주력 고객사와 거래하는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루 고객사를 확보한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가 초호황기를 맞이해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씨앤지하이테크도 함께 수혜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12억원으로, 443억원이었던 지난해 매출액을 초과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65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이었는데, 올 3분기 누적 각각 79억원, 6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상장 후 신규 사업인 약품 저장 탱크 라이닝 시트 국산화 사업 및 화학약품 재생 플랜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홍사문 씨앤지하이테크 대표이사는 "국내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 향후 2~3년간 안정적 성장을 전망한다"며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소재 및 플랜트 사업에 진출해 반도체 경기에 좌우되는 일 없이 매년 20% 이상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앤지하이테크는 내년 1월 10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친 뒤 공모가를 확정한다. 16~17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 1월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간은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28만8000주로, 공모가 희망 밴드는 1만6000~2만원이다. 공모 금액은 공모가 하단(1만6000원) 기준 206억원, 상단(2만원) 기준 258억원 수준이다. 공모가 산정은 주가수익비율(PER) 비교 방식을 활용했다. 비교 기업은 에스티아이, 디엠에스, 오션브릿지 등 3개 기업으로, 이들의 올 3분기 실적을 연환산해 산출한 PER 배수를 씨앤지하이테크의 올 3분기 연환산 실적에 적용해 계산했다. 에스티아이의 PER는 8.71배, 디엠에스는 19.38배, 오션브릿지는 10.93배로, 평균 PER 13배를 적용해 공모 기준 가격을 2만5715원으로 산출했다. 공모 희망가 하단은 여기에서 37.78%, 상단은 22.22% 할인했다. 기업가치는 공모가 상단 기준 870억원 안팎이다.
상장 주간을 맡은 신한금융투자는 앞으로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연초에 우리사주를 나눠주면서 26억원이 회계상 비용으로 잡혔기 때문에 실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4억원보다 더 많다"면서 "실적이 꾸준히 증가해온 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주요 고객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서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수기로 꼽히는 연초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높은 공모가 할인율도 매력 요인이다. 다른 반도체 장비 기업에 비해 높은 공모가 할인율을 적용했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회사라는 특성상 주요 고객사 투자 전략에 따라 실적에 직접 영향을 받는 점은 주의사항으로 꼽힌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찍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