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빚 또 대신 갚은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송도 국제업무단지사업(IBD) 시행자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사업 채무 1301억원을 대위변제했다고 19일 밝혔다.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인 NSIC에 대한 대출금 대위변제는 올 6월 36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포스코건설과 게일 간 갈등으로 송도 IBD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이번 대위변제는 포스코건설이 게일 측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재현한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18일 NSIC의 '패키지1' 사업 채무 전액을 변제했다고 밝혔다. 패키지1은 송도 IBD 단지 내 주거시설 127개, 사무실 148개, 상가 411개 등을 묶은 것이다. NSIC는 뉴시티드림제일차 등 대주단으로부터 2013년 2809억원을 대출받았다. NSIC는 이 중 1508억원을 상환했고 미수금 1301억원을 결국 보증을 선 포스코건설이 떠안은 것이다.
게일 측은 NSIC 채무 변제는 대위변제가 아닌 포스코건설 측에서 당연히 부담해야 할 채무였다고 즉각 반박했다. 서석원 NSIC 대표는 "계약상 패키지1은 포스코건설에서 매입보증을 하게 돼 있었다"며 "책임 매각 의무를 지고 매입보증을 했던 것이기 때문에 대위변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게일 측은 책임 매각과 조건부 채무인수를 조건으로 패키지1을 구성한 만큼 책임은 전적으로 포스코건설 측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대위변제로 포스코건설은 패키지1 담보자산의 처분권과 우선수익권을 확보하게 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 10일 인천경제청장의 중재로 NSIC의 포스코건설에 대한 재무 부담 해소 기한을 내년 1월 18일까지 연장해줬다"며 "NSIC는 이때까지 포스코건설의 재무 부담을 해소하지 못하면 송도 IBD를 접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NSIC가 변제해야 할 자금은 미지급 공사비와 이자 7500억원, 대위변제금 및 이자 4200억원, NSIC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 1조4700억원 등 약 2조6000억원 규모다.
게일 측은 포스코건설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 대표는 "우리는 패키지 1·4 모두에 대한 상환을 제안했지만 포스코건설 측에서 이를 거부하며 일 처리가 무산된 상황"이라며 "2조가 넘는 금액을 일시금 상환하라는 포스코건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항변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이어감에 따라 송도 IBD의 장기간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측 중재에 나선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서로의 입장 차가 큰 상황"이라며 "NSIC가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겠다고 하지만 그 역시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