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펀드성적표
매일경제가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해 공모펀드 시장을 결산한 결과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초단기채펀드를 비롯해 짧게 돈을 굴릴 수 있는 상품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기준 설정액 100억원 이상 공모펀드 중 기관 전용, 랩어카운트, 상장지수펀드(ETF),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개인 투자용 공모펀드 시장을 분석한 결과다. 올해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펀드들은 국내보다 해외펀드에서 나왔다. 특히 중국에 투자한 펀드들이 올해 수익률 상위 톱10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펀드는 '유진챔피언단기채펀드'로 올 들어 수탁액이 1조5215억원 늘어났다. 뒤를 이어 '신한BNPP커버드콜펀드'도 1조1087억원이 유입되면서 2위를 차지했다.
두 펀드 모두 금리 상승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챔피언단기채펀드'는 올해 한국은행 금리 인상으로 대부분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자 이 펀드로 이사한 경우가 많았다. 자산가들이 단기자금을 굴리는 데 MMF 등을 애용해왔으나 짧은 기간을 맡기더라도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더 나오는 단기채펀드로 갈아탄 것이다.
반면 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펀드는 '한화단기국공채'(-1조3200억원)와 'KB밸류포커스'(-5615억원), '신영밸류고배당'(-5407억원) 등이 꼽혔다. 가치주나 중소형주 펀드에서는 전반적으로 자금 유출이 많았는데 하반기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자 환매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차이나 펀드를 따라올 펀드가 없었다.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펀드 10개 중 8개는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였을 정도.
연초 이후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펀드'는 지난 20일 현재 수익률 70.0%를 기록했고 뒤를 이어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펀드'도 67.3%를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 펀드들이 대부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이었지만 중소형 운용사 중에서는 KTB자산운용에서 만든 'KTB중국1등주펀드'(67.1%)의 수익률이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중국에 투자했다면 이렇게 5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겠지만 반면 하락장에 베팅한 국내 주식형 펀드를 가입한 투자자라면 아직도 진땀을 흘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KB코리아인버스2배레버리지펀드'(-38.2%) 'NH-아문디코리아2배인버스레버리지'(-38.1%) '한국투자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20.7%) 등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상품들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인데 하락 시 2배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가 2500선까지 승승장구하면서 이들 펀드도 손실이 커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내 펀드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1일 "올해는 삼성전자를 많이 편입한 펀드가 높은 수익을 냈지만 내년에는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중소형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