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주 3인방이 올 4분기 실적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는 자동차 업황 부진으로 줄곧 암울한 시기를 지내 왔지만 내년부터 기저효과, 판가 인상 등에 힘입어 점차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타이어주에 대해 '저가 매수 타이밍'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다만 매각 리스크 등 자칫 악재가 불거질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각 사 실적회복 속도를 감안해 종목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은 2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539억원)와 금호타이어(268억원) 역시 각각 2.2%, 51.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3사는 지난 1~3분기에도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나타낸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3분기 217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8.3% 감소했으며, 넥센타이어(477억원)도 27.1% 줄었다. 금호타이어 영업실적은 지난 3분기 아예 적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내년 1분기부터는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내년 1분기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2606억원으로 올해 1분기(2322억원)보다 12.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넥센타이어도 영업이익(535억원)이 9.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며,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282억원 적자에서 내년 1분기 흑자전환(480억원)이 유력하다.
2018년 연간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8659억원일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타이어는 내년 1조336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재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도 올해 영업이익 1966억원에서 내년엔 2293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진의 늪이 가장 깊었던 금호타이어 역시 올해 영업이익 143억원 적자에서 내년엔 1527억원을 거두는 등 흑자전환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3사 가운데 금호의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1167.8%)가 가장 높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경우 4분기에 국내 금산 공장이 2주일간 완전히 쉬는 등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못한 데다 미국 테네시 공장 역시 수율 문제로 가동률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영향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는 일회성 비용이 소멸될 예정인 가운데 판가 인상 효과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12% 오른 5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0월 19일 장중 6만1200원이던 주가는 12월 4일 5만2100원까지 하락한 뒤 다시 5만원 중반대로 소폭 회복했다. 넥센타이어와 금호타이어도 지난 22일 각각 0.43%, 2.91%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간 타이어주들의 어닝쇼크 여파로 주가가 크게 하락해왔다는 점을 꼽으며,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올 9월 22일 장중 1만3350원이던 주가가 줄곧 하향세를 이어가며 지난 20일 장중 1만16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원재료값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과 초고성능타이어(UHPT) 및 고인치타이어 판매 확대 등을 통한 믹스 개선이 동반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올해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당분간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금호타이어도 매각 이슈 등 불안 요인으로 주가 향방이 비교적 불확실하다는 전망이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