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어플 ‘직방’이 나오기 전 원룸·투룸을 구하는 방식은 아주 단순했다. 관심 있는 지역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하여 직접 물어보거나,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를 이용하여 대략적인 매물을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말 그대로 부동산은 발품인 시대였다.
하지만 2012년 직방의 서비스 이후 부동산 시장은 크게 달라졌다. 부동산 매물 정보는 손 안으로 들어왔고, 사람들은 마치 모바일 쇼핑을 하듯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부동산 상품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도구의 변화는 시장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라이프 스타일까지 순식간에 변화시키곤 한다.
대표적인 투자시장이지만 유독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시장인 토지시장에도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밸류맵이다. 올해 7월 처음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밸류맵은 국내 최초로 전국 11년간 토지 건물 실거래가의 정확한 위치를 지도 위에 표시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고충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단지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거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시장의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변화는 시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분당에 거주 중인 김씨는 최근 기획부동산으로 추정되는 S 법인으로부터 토지보상이 예정 중이라며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토지에 대한 땅 매수를 권유받았다가 밸류맵을 통해 최근 거래된 시세와 차이가 큰 점을 확인하곤 투자를 거절하였다.
꼬마빌딩과 같은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려던 임씨 역시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말만 믿고 빌딩을 매수하려다 실거래가를 확인해보고 주변 유사한 중소형 빌딩의 최근 거래가액 대비 평당 1,000만 원 이상의 금액이 차이가 나자 매수를 반려하였다.
공인중개사의 상담업무에도 밸류맵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부산 지역의 E 공인중개사 대표는 밸류맵을 통하여 가까운 주변지역의 거래현황은 물론 원거리의 토지 실거래가 현황까지 확인이 가능해 컨설팅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방문한 손님이 먼저 앱을 보여주며 시세를 말해주는 경우도 있었다며 부동산 정보가 점차 투명해지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스타트업에 의한 부동산 거래 정보의 공개로 지인이나 지역의 전문가들의 컨설팅에 의존하여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토지, 건물, 상가 매매 시장에서 직접 실거래가를 확인하는 문화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부 전문가 집단이나 관련 업계에서만 통용되는 실거래가 정보가 일반인 누구나 볼 수 있는 플랫폼에 제공됨으로써 시장이 보다 투명해지고 전문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획부동산 같은 사기행위를 일절 시킬 수 있고,
초기 원룸, 투룸 시장에 집중하던 스타트업들이 점차 부동산 세부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전통적인 거래 문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 향후 부동산 O2O 시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