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부동산시장 전망 ◆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50명 중 30%는 '내년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를 묻는 질문에 '신DTI, DSR 등 대출 규제'라고 답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시행되는 신DTI와 DSR 규제로 인한 대출 시장의 차별화 현상이 시장 양극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유동성이 차단돼 구매력에 따라 시장 흐름이 구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DTI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현 제도와 달리 기존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부채에 포함해 대출한도를 정한다. 4분기부터는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인 DSR가 시행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 문제도 유력한 변수로 선택했다. 50명 중 18%가 입주 물량 급증을 주요 이슈로 내다봤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43만9611가구로 올해(38만3820가구)보다 14.5% 증가한다. 1기 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된 2000년대 들어 연간 입주 물량이 40만가구를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하는 곳은 경기도로 올해보다 25.7% 늘어난 16만1992가구가 입주한다. 이 또한 1990년 이후 경기 지역 최대 물량이다. 서울 입주 예정 물량도 3만4703가구로 올해보다 28.3% 늘어났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서울이 아닌 대부분 지역에서 공급 과잉에 대한 후유증을 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압박 또한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전문가 16%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력 변수로 지목했다. 여기에 정부는 27일 '2018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보유세 개편 검토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16%는 보유세 인상을 내년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로 뽑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8·2 부동산 대책 후 주춤하던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접어든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풍부한 유동자금이 갈 곳이 없다는 점(46%)과 주택 공급의 부족(32%)이었다. 특히 부동산 정책 입안자들이 공급 정책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순우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