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대장주로 명성이 높았던 엔지켐생명과학의 손기영 대표(사진)가 코스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이달 말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현재 개발 중인 유효성 물질 EC-18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당 물질을 이용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구강점막염 치료제가 2020년 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같은 물질을 이용한 류머티즘 관절염, 천식, 아토피 등 치료제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2011년부터 녹용에서 추출한 해당 물질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투자해왔다. 원료의약품과 복제약 생산으로 매출을 내고 있지만 수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유도 막대한 투자금 때문이다. 손 대표는 "신약 출시까지 최소 300억원 규모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달 코스닥 상장을 통해 적지 않은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대부분 해외 임상2상에 쓰이며 일부는 오송공장에 투자한다. 이 회사의 실적은 아직 미미하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하게 됐다.
손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가 되면 글로벌 투자 유치도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의 '롤모델'은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 협력 모델을 만든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이다. 손 대표는 "지분 투자를 받고 해외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라이선스 아웃)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면서 "공동 개발과 상업화로 비용과 이익도 나누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013년 코넥스에 상장해 오랫동안 시총 1위 대장주 자리에 있었다. 최근 이전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은 4142억원까지 올라갔다. 이로 인해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회사의 공모 희망가 상단은 3만7000원이었는데, 이는 과거 코넥스 주가가 4만원이 채 안됐을 당시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넥스 시장에서 6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하면 공모가가 크게
다만 최대주주 등 지분율이 22.75%로 낮고 소액 주주 비율이 높아 상장 직후 단순 차익을 노린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신약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오랜 기간 보유해온 주주들이 많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