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영호 신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59·사진)은 "그동안 부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끌어왔다"며 "이제는 삼성물산이 이룬 혁신을 바탕으로 새 도약에 나설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신임 사장은 삼성SDI 경영관리 및 감사담당, 삼성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등 스태프 부문을 두루 경험한 재무 전문가다. 삼성물산 전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겸하면서 삼성물산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키우고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는 평가다.
이러다 보니 내·외부에선 '재무통'인 이 신임 사장을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하며 향후 건설사업 부문이 더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 신임 사장을 잘 아는 내부 관계자들은 다르게 예상한다. 리스크 관리 등 수성이 '주특기'인 건 사실이지만 기업을 성장시킨 경험도 만만치 않다는 반박이다.
이 신임 사장은 삼성SDI 근무 시절 말레이시아와 멕시코 법인장을 5년 이상 역임했다. 당시 삼성SDI가 현지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불모지를 개척해 현지 공장 신증설을 주도하고 발 빠른 생산 안정화를 이뤄 호평받았다. 삼성그룹 경영진단팀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그룹이 직면한 문제점을 냉철히 분석하고 근본 원인을 찾아내 최적의 성장 솔루션을 도출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배당을 파격적으로 늘리겠다고 공시한 상황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주당 배당금을 2000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한 삼성물산 임원은 "주당 배당금 규모를 크게 늘리겠다고 약속한 것은 그만큼 회사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삼성물산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설부문이 비약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신임 사장은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삼성물산이 최근 직면한 위기들을 잘 극복해 그룹 내에서 '리스크 관리의 대가'로 불린다. 2012년 페루 헬기 사고, 2014년 지하철 9호선 싱크홀 사고, 2015년 베트남 항만부두 공사장 붕괴 사고 등 대형 사고들을 무난히 수습했다.
건설부문 CFO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전사의 CFO도 맡아왔기 때문에 삼성물산 사업 전반의 이해도가 높다. 삼성그룹이 최치훈 전임 사장 뒤를 이을 적임자로 이 신임 사장을 주목한 이유다.
다만 이 신임 사장은 국내 주택 사업에 '올인'하는 구조의 기존 사업모델에는 다소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택 사업은 각종 민원·소송에 시달릴 가능성이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