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커 불가피" vs "극단적인 처방"

◆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추진 / '거래소 폐쇄' 전문가 시각 ◆

정부 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로 '가상화폐 거래와 블록체인 산업 간 연관성이 적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입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정부 당국처럼 가상화폐 없이도 블록체인 산업을 이끌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가 아니라도 기존 금융회사나 실물회사에서 결제 제도나 거래 관리를 위해 개발하거나 활용할 수 있다"면서 "거대 금융회사들은 시스템 혁신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강경책은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의 핵심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집권 서버 방식을 넘어 개인들의 컴퓨팅 자원을 분산장부 형식으로 활용하는 게 골자"라면서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 가상화폐"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뜻이다.
그는 "최근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지나친 투기화가 문제라는 점은 맞는다"면서도 "최근 중국에 형성된 가상화폐 장외시장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나치게 경직된 제도는 가상화폐를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거래 참여 현황이나 부채 상황, 기술 가치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성화 정책과 역기능 방지 차원 등을 복합적으로 살피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센터장(교수)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중요성에 비추어 대통령 직속 블록체인 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제2의 인터넷'이라는 것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이라고 인지하는 데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면서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을 다루는 게 타당하지 지금처럼 중구난방식 정책은 어떤 국가적 이득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호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원천적 봉쇄보다는 신사업 육성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핀테크 업체가 블록체인 기반 비트코인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시하려 했다가 외국환관리법 위반으로 사업을 접기도 했다"며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규제 프리존을 만들어 새로운 블록체인과 관련된 서비스를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