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LG트윈타워 왼편 빌딩 앞쪽이 최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공작아파트 단지. [매경DB] |
상업지구의 경우 오피스 등 상가시설로 30%를 채워야 한다는 서울시 규제 때문에 사업성 저하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여의도 금융권에 종사하는 외국인 대상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을 넣는 묘수를 내면서 이를 극복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인근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청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동 21-2 공작아파트가 최근 마련한 정비계획안에 대해 20일까지 주민공람을 진행 중이다. 공고사항에 대한 별다른 이의사항이 없으면 다음달 영등포구의회, 3월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도시건축공동위 심의를 통과해 5~6월께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되면 이후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공작아파트 신탁사인 KB부동산신탁 담당자는 "이르면 올해 안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작아파트 정비계획안의 골자는 현재 4개동 총 373가구를 재건축해 최고 지상 49층 4개동에 아파트 634가구와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 455실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여의도 내 오피스 공급 물량이 넘치는 상황에서 비주거용 한도를 생활형 숙박시설로 채우는 방법으로 사업성 저하 우려를 극복한 것이다. KB신탁 관계자는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생활형 숙박시설을 비주거용으로 인정받았다"면서 "여의도가 금융허브 중심지로 역할을 하는 데도 외국인 대상 숙박시설 공급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 가운데 아직까지 정비구역으로 최종 지정된 곳은 없다. 공작아파트가 지정되면 처음이다. 앞서 수정아파트가 지난해 3월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 심의를 받았지만, 시가 오피스텔을 비주거용 시설로 인정하지 않기로 조례를 변경하면서 정비계획안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에 따르면 상업지구 내 주상복합 재건축의 경우 30%를 비주거용 시설로 채워야 한다.
신탁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 내 또 다른 단지인 대교아파트는 지난달 전용면적 45㎡ 규모의 임대주택 총 116가구를 1개동에 몰아넣는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가 임대주택 분산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통보받고 현재 정비계획을 변경 중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 물살 속에서 초고층 증축이 가능한 몇 안되는 서울 중심지역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거론되는 재건축 연한 40년 연장이 이뤄지더라도 여의도 단지 대부분은 영향을 받지 않아 희소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는 1980년대에 지어진 목동 아파트와 달리 대부분이 1970년대 초·중반에 지어져 이미 40년을 넘었기 때문이다.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도래한 아파트는 15개 단지로 총 7806가구에 달한다. 재건축 기대감에 여의도 아파트 가격은 재작년부터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여의도동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해 1월 전용면적 3.3㎡당 평균 2824만원에서 지난해 10월엔 3.3㎡당 평균 3016만원으로 7%가량 상승했다. 조합이 아닌 신탁사를 통해 개발하는 방식을 쓰면서 사업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미 재건축 기대감으로 상당수 단지의 매매가격이 최근 2년 사이 30% 안팎 급등한 만큼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