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5대 IB 자본시장 전망 ◆
18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5대 증권사 IB부문 대표를 대상으로 심층 설문을 실시한 결과 올해 자본시장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트렌드가 대기업 중심의 신용도를 활용한 부채성 자금 조달에서 성장과 재무 개선에 초점을 맞춘 자본성 자금 조달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통적인 자금 조달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줄고 기업공개(IPO)와 증자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5대 증권사 IB부문 대표들은 설문에서 모두 올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도 상승세가 본격화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물론 발행자인 기업들도 부담을 느끼는 데다 지난해 금리 인상 전 회사채를 미리 발행한 선제적 수요로 인해 올해 회사채 시장은 작년보다 침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종길 한국투자증권 IB2본부장(상무)은 "올해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017년 이에 대비해 기업들이 선조달한 부분이 상당하다"며 "순발행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43조2242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14년까지 25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저금리에 힘입어 2015년 37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금리 상승이 예견된 하반기에 비해 상반기에 회사채가 많이 발행됐는데 올해에도 전체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연초에 발행이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1부문 대표(부사장)는 기업들이 영업이익 증가로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쓰는 것도 회사채 발행 감소 원인으로 지목했다. 통상 기업들은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기존 회사채를 갚는 차환을 주요 재무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벌어들이는 돈이 늘면서 회사채를 갚아 부채를 줄이는 재무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이에 비해 5대 증권사 IB 수장들은 IPO 규모와 수요는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무엇보다 기업 실적 호조와 이에 따른 증시 호황을 IPO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지목했다. 그 결과 현대오일뱅크, SK루브리컨츠 등과 같이 조단위 공모가 예상되는 '메가딜'이 올해 IPO 시장에 나온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바디프랜드, 지누스 등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부터 과거 추진하다 중단됐던 대기업 계열 조단위 IPO까지 재추진된다"며 "지난해 주식시장 상승세와 신규 상장 종목의 높은 수익으로 올해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상무)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드라이브를 비롯해 정유업을 필두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대기업의 상장 추진이 IPO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모펀드(PEF)의 지분 투자 등 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이 다양해진 것도 기업들이 자본 조달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자본 유치 위주의 재무 전략을 구사하면서 재무건전성과 투자 및 성장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권 차입과 회사채 발행만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이랜드그룹이 재무전략을 180도 바꿔 자산 매각과 자본 유치로 돌아선 것이 대표적 예다. 티니위니 중국법인과 모던하우스 매각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PEF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6000억원 자본 유치를 성사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그룹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1조원 규모 증자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의 '빅이슈어'로 열 손가락 안에 포함되는 CJ그룹도 최근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이
[전경운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