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효성 주가는 12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6월 12일 장중 한때 17만8000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7개월 동안 28.1%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주가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실적 부진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점유율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를 앞세워 2016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당분간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기대감은 1년도 채 넘기지 못했다. 2017년엔 원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일회성 비용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매 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컨센서스는 매출액 3조3271억원, 영업이익 1907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제 영업이익은 1556억원 수준으로 컨센서스를 또다시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스판덱스와 나일론 판매가격은 상승했지만 원료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고, 타이어코드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백 애널리스트는 이어 "스틸코드 공장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원·달러 환율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효성 영업이익은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7년 효성 영업이익은 81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최고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도 재개됐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해 7월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이후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해 11월 검찰은 효성 본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17일엔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러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현재 효성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1.18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화학 업종 평균 PBR(1.55배) 이하로까지 하락한 것이다. 현재 주가가 업종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관건은 '실적 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업 분할로 반영될 각 회사 합산 시가총액은 5조7000억원으로 현재 시총인 4조5000억원 대비 26%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도 "추가 상승 여력은 결국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올해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2018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3조2461억원, 영업이익 9558억원이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 대비 각각 6.6%, 1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 후 배당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유진 IB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