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포스코건설이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에서 분양한 '반석 더샵' 청약에는 2만7764명이 참여했다. 평균 경쟁률 57.72대1로 2010년 이후 대전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신기록이다. 이어 9월 일성건설이 대구시 북구 고성동에서 분양한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 숲'도 청약 1순위에서 평균 19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과 대구 모두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음에도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이유는 오랜만에 공급된 새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반석 더샵은 대전 반석동에서 2002년 금성백조가 분양한 반석마을5단지 '예미지' 이후 15년 만의 새 아파트다. 대구 고성동 일대도 1993년 이후 아파트 분양이 없었다.
서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태영건설이 12년 만에 분양한 '장안 태영 데시앙'은 8·2 부동산대책 여파에도 1순위에서 평균 4.7대1로 청약이 마감됐다.
공급이 뜸한 지역은 새 집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 특히 10년 넘게 공급이 없었다면 이 같은 현상은 더하다. 한국인들이 보통 10년 안에 집을 옮기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주택 거주기간은 7.7년이다. 공급이 꾸준한 수도권은 6.4년으로 이사 주기가 더 짧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곳은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데다 지역 내 실수요자가 이미 익숙해져 있는 주거환경을 벗어나기 싫어하기 때문에 청약 대기 수요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올해도 10년 안팎으로 분양이 없던 지역에 '단비' 같은 새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서울에서는 오는 4월 중흥건설이 2009년 이후 분양이 없던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308가구 규모 아파트를 내놓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04년 이후 분양이 끊긴 관악구 신림동에서 올 하반기 새 아파트를 선보인다. 경기도에서는 용인시 동백동과 광명시 철
지방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에서 '힐스테이트 송정'을 이달에 분양한다. 송정동에서 10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아파트다. 전용면적 59~104㎡ 526가구 규모로 도보 거리에 구미시청과 우체국, 구미경찰서, 구미교육지원청 등 행정타운이 밀집해 있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