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 23일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어난 14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또한 39.7% 증가한 2조8698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지만 이날 LG이노텍 주가는 1.16% 오르는 데 그쳤다. 다음날인 24일과 25일에는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그렸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194억원, 599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LG이노텍 주가는 불과 한 달 새 12.1%나 떨어졌다.
갑작스럽게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는 아이폰X의 판매 부진 영향이 크다. LG이노텍은 최근 배터리 게이트 영향으로 아이폰X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발목을 잡혔다.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 관련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만큼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07.3원으로 직전 분기 1132.5원 대비 25.2원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0원당 15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110억원가량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에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 이전비용 등까지 반영되면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문제는 올 하반기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LG이노텍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이노텍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어난 2조19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38.7% 감소한 848억원으로 추정된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