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불안한 투자심리를 반응해 2400선에서 횡보했다. 글로벌 악재에 8일 장중 2400선을 내주며 보합권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 단기적으로 보수적 전략을 짜야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날 4개월 만에 2400선을 내주며 2396.56으로 마감했다. 이날도 오후 1시 40분 현재 2400선을 웃돌고 있지만, 장중 2393.46까지 떨어지며 불안하게 흔들렸다.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금융투자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코스피에도 여파를 미쳤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6800억원(누적), 기관계는 1조700억원 규모로 순매도 폭탄을 던졌다. 개인이 2조6800억원 순매수하며 맞섰지만 증시는 하락했다.
심리적 요인이 크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낙폭을 확대하자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보수적으로 지켜볼 때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하락 반전한 이후 코스피 낙폭이 확대됐다"며 "금융투자가 7141억원 규모로 대량매도하면서 장중 하락압력을 가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증시에 대한 불안심리와 수급 위축으로 인해 약세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적다. 다만 원화 강세,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계절적 요인 등으로 지난 4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예상 실적 규모가 떨어지고 있어 여전히 부담이 남았다는 의미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당순이익(EPS)이 지난 12월 급격하게 상승해 매수 기조를 촉발한 뒤, 금리리스크 등 작은 악재에도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연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심리적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는 변곡점은 21일 예정돼 있는 미국 FOMC 의사록 공개"라고 덧붙였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에 따라 매수·매도 포지션을 결정하는 VIX 상품에 주목했다. 변동성이 커지면 청산하는 ETF, ETN 상품들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였다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자 자연스럽게 금리가 상승했는데, 이 점이 그동안 유행했던 VIX 상품에 영향을 줬다.
박 연구원은 "비슷한 전략을 쓰는 펀드마저 포지션 청산에 가세하면 수급 위험이 확산될 것이라는 경고가 있다"며 "주식이 싸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동성이 커지면 컴퓨터가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매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는 경기방어주를 중심의 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저변동성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이 연구원은 "2400선 이하에서는 주식의 비중확대 시점을 늦추고 변동성을 활용해 분할매수하는 것이 낫다"며 통신, 전기가스, 의류, 유통 업종 등을 추천했다. 이어 "코스닥, 중소형주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제약·바이오는 당분간 피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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