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이 미미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ISA는 한 계좌에 예금·펀드·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는 '국민통장'으로, 정부가 국민의 재산증식을 위해 2016년 3월14일 도입했다. 자산운용을 가입자가 직접하는 신탁형과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ISA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뿐이다. 이마저도 월평균 판매건수가 수백건에 그칠 정도로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 이는 은행권과 증권사 판매 실적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같은 이유는 보험사에서 판매할 수 있는 ISA상품이 일임형만 가능하고, 지점이나 신탁판매자격증을 취득한 설계사만 영업이 가능하다보니 은행이나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ISA 판매 수수료까지 적어 설계사들에게 판매를 촉진할 유인이 적다는 분석이다.
보험사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작년 하반기께 금융당국에서 내놓은 ISA활성화 방안이 보험사의 저축보험 마저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성보험은 연간 납입한도가 1800만원을 넘으면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보험료 납입기간중 한번이라도 월 150만원을 초과하면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 반면 ISA의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원이며 월 납입한도 제한이 없다. 따라서 가입자의 경제여건에 따라 연간한도 내에서 언제든지 추가납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저축성보험은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5년 이상 매월 보험료를 납입하고 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나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한 계좌유지 기간이 3년(서민·농어민)~5년(일반형)으로 훨씬 짧다.
저축성보험과 달리 중도인출이 가능한 것도 ISA의 장점이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5년 이내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부 회사가 ISA를 판매하고 있지만 겨우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실적이 미미하다"면서 "이에 보험사에서는 연금자산 형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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