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실적 추정치가 글로벌 증시와 다르게 뒷걸음질 쳤다. 이에 지정학적 위험을 줄인 것과 별개로 순익 추정치가 개선돼야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의 올해 예상순이익은 연초 대비 3.9%가 줄어들었다. 금액으로는 164조원에서 157조원으로 감소했다. 나스닥의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가 같은 기간 3.5% 상향 조정한 것과 비교된다.
주가 또한 이를 반영해 나스닥은 사상최고치를 연달아 갈아치웠지만, 코스피는 사상최고치 대비 95%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다만 코스피 이익수정비율이 2월 중순 -20%대를 저점으로 3월 들어 -10%대로 반등하고 있어, 단기 바닥은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익수정비율은 EPS 전망치를 높인 증권사의 보고서 건수에서 낮아진 경우를 뺀 값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유럽 기업의 투자 규모가 개선됐다는 데 주목했다. 한국 기업들은 투자에 필요한 자본재와 중간재의 수출 비중이 78%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이 투자 싸이클을 개선하면, 수출·제조업 매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무역장벽 이슈 또한 새롭지 않으며, 이미 증시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강조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해 보호주의무역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금융위기 이후 경제 블록화가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계 관세형·비관세형 무역규제 건수는 2007년보다 53% 급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종·종목 별로 선택해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관세 스트레스를 반영해 1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확률이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익수정비율이 회복세를 보인 업종에 대해 투자하라고 추천했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지속돼 호황 사이클 논란이 완화됐다는 데 주목했다. 하반기 신규 스마트폰 출시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 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다.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IT가전, 화학, 에너지, 화장품·의류, 미디어·교육, 필수소비재 등의 이익수정비율이 회복세를 보였다"며 "실적 불확실성이 완화돼 1분기에 기대해볼만한 업종들"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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