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선진국 증시는 IT와 경기소비재, 신흥국 증시는 에너지와 금융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톰슨로이터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초부터 12일까지 선진국 주식시장을 반영하는 MSCI 월드 지수는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선진국 시장에선 IT(11.1%)와 경기소비재(5.2%) 섹터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미국 주식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IT업종 지수가 다시 상승 궤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IT는 실적 기대가 높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중심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미국 주식에서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IT업종의 이익에 기반한 연중 고점 경신은 1분기 어닝시즌까지 미국 주식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IT 주도주인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는 더 이상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영업이익률과 같은 전통적인 평가 잣대에 구애받지 않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아마존은 사실상 IT기업으로 취급되고 있으나 실제론 경기소비재에 포함된다. 아마존은 미국 경기소비재 섹터 내 비중이 20%에 달한다. 이 밖에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중 이탈리아 증시가 돋보이는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육스 네타포르테·페라리·피아트 크라이슬러·몽클레르 등 경기 민감 소비재 기업들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연초 대비 지난 12일까지 5.5% 상승했는데 이 기간 에너지(9.6%)와 금융(8.3%) 섹터가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민 연구원은 "대표적인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과 러시아가 높은 증시 수익률을 달성하고
또 금융주는 올해 선진국이 통화 긴축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금리 인상기 수혜주로 언급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헬스케어(12.9%) 섹터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산업재 섹터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