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가 미래다 리빌딩 서울 ③ ◆
↑ `53W53` 콘도미니엄빌딩(사진 가운데)이 바로 옆에 있는 5층 뉴욕현대미술관(MoMA·사진 오른쪽 낮은 건물)의 공중권을 사들여 320m(82층) 높이로 짓고 있다. [최재원 기자] |
#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맨해튼 53번가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 5층 건물인 미술관 바로 옆에는 320m(82층) 높이 '53W53' 빌딩이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 될 이 건물은 1~5층엔 미술관, 6~82층엔 뉴욕센트럴파크를 조망할 수 있는 초호화 콘도미니엄이 들어선다.
세계 최대 도시 뉴욕은 지금 도심 곳곳에 300m가 훌쩍 넘는 초고층 빌딩 건설이 진행 중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원밴더빌트와 53W53 두 건물에는 주목할 만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오랜 역사의 중앙역과 미술관의 공중권(Air Right)을 사들여 뉴욕 도심에 새로운 주거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은 1층 건물이 넓은 땅을 차지하기 때문에 개발 가용 공중권이 어마어마하다.
공중권이란 도시 내 공지를 포함한 기존 건축물, 도로 등 현존 구조물의 상부 공간에 대한 개발권리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1970년 공중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한 개발권양도제도(TDR) 도입을 통해 공중권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뉴욕시는 공중권 거래를 통해 역사 보존과 고밀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랭크 루챌러 뉴욕시 지구계획담당 부국장은 "TDR 도입은 개발을 위한 제도라기보다는 도심에서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빌딩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라면서 "저층의 문화유산 소유자가 공중권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방법으로 기존 건축물의 재개발 없이도 개발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개발권을 양도받은 지역에는 새로운 랜드마크 빌딩이 만들어질 수 있고, 경관이 좋은 지역에 높게 건물을 올려 조망을 극대화함으로써 빌딩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안건축의 뉴욕 현지법인 H아키텍처의 류재준 소장은 "많은 사람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 중심에 슬렌더 빌딩을 통한 주거 공간을 많이 공급하면서 그만큼 공원 등 오픈스페이스를 많이 확보하는 것은 도시의 효율적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공중권 거래는 저층 건축물 소유자에게도 이득이다. 그랜드센트럴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만성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원밴더빌트에 공중권을 매각함으로써 이를 일부 개선했다. 또 원밴더빌트 지하 공간은 센트럴터미널과
[맨해튼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