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이 22일 설정액 기준 상위 10대 공모펀드 운용사와 헤지펀드 운용사 등 자산운용사의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공모펀드 운용사 가운데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브레인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 4곳만이 5일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나머지 대형 공모 자산운용사들은 "당분간 출시가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사모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20여 곳이 동시에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스닥 벤처펀드가 사모펀드 위주로만 발행 예정인 까닭은 공모펀드 상품 구성에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15%의 벤처기업 신주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아야 한다. 이때 공모펀드에 편입되는 채권은 최소 2곳 이상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코스닥 상장사뿐만 아니라 벤처기업들은 무등급 채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 코스닥 벤처펀드까지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은 언감생심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사모펀드 업계는 다음달 5일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코스닥 벤처펀드 세일즈에 들어갈 예정이다. 타임폴리오, 라임자산운용, 디에스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씨스퀘어 등이 동시에 상품을 쏟아낼 방침이다. 사모펀드들은 강남 고액자산가는 물론 기관투자 자금까지 유치전에 나서며 시장을 달굴 채비를 하고 있다. 일선 증권사 PB(프라이빗 뱅커)센터에서도 적잖은 문의가 쇄도하는 분위기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시장이 열리자마자 펀드 규모 기준으로 3000억원 안팎 상품이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먼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펀드에 최소 15% 비중으로 담아야 하는 벤처기업 신주 의무 편입 물량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벤처가 발행한 보통주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으로 15% 비중을 채워야 한다. 한 사모펀드 운용본부장은 "경쟁력을 갖춘 벤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이들이 발행하는 물량을 선점해야 하기 때문에 전망이 좋은 업체 물량을 가져 가려고 경쟁이 붙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 제도상으로는 확보한 벤처기업 신주 물량의 약 7배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구조다. 벤처 기업 신주물량으로 15%를 채우고 난 뒤, 코스닥 시장에서 35%를 담고 나머지 50%를 코스피 우량주나 채권을 편입하는 식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규모가 100억원이라면 채권을 50억원 담고 코스닥 기업에 35억원을 투자한 뒤 벤처 신주에는 15억원만 채우면 된다는 얘기다.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운용사는 15% 물량의 상당수를 벤처가 발행한 보통주로 채우게 된다. 하지만 좀 더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운용사는 소위 '메자닌'으로 불리는 BW나 CB 투자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업 위험이 큰 벤처 주식을 매입하는 것에 비해 리스크가 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모펀드가 이 같은 CB나 BW를 편입하려면 2개 이상 신용평가회사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 공모펀드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지만 코스닥 벤처펀드에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신생 벤처회사들이 채권에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라면 코스닥 벤처펀드를 만들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A자산운용사 상품개발 본부장은 "코스닥 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해 초기에 공모펀드로 확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 제약상 상품 구성 자체가 어려운 상태"라며 "코스닥 상장 완화로 신주들이 많이 발행되면 그때쯤 공모펀드 구성을 계획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사모로만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한예경 기자 /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